'이웃사람' 마동석, 우리에겐 이런 '히어로'가 있었네요

작성 2012.08.31 10:13 수정 2012.08.3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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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외국 영화 속 히어로들은 절체절명의 순간 악당을 제압하고 서민들을 구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히어로가 없을까?'라는 의구심과 서운함을 가졌던 한국 관객들이라면 조금은 다른 방식이지만 '이웃사람'(김휘 감독)의 마동석을 보고 조금은 위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에 등장하는 마동석은 '서민적인 히어로'로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러닝타임 내내 그의 등장을 기다리고, 영화 관람을 마친 관객들은 극중 마동석이 분한 사채업자 혁모가 안겨 준 통쾌함이 생각나 다시 한 번 웃음짓는다. 그를 보면 진짜 옆 집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위험한 순간 나를 구해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여태껏 영화 속 악인들을 응징하는 히어로는 꼭 갚아야 할 복수가 있는 등 뭔가 사명감에 차 있거나 비장함이 흐르는가 하면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는 뭔가 '폼 잡는' 인물들이 많았다. 하지만 혁모에게서는 그런 면모를 찾을 수 없다.

영화 속 혁모는 연쇄살인마인 원양어선 선원 승혁(김성균)을 제압하는 단 한명의 인물이지만 대의가 아닌 '주차' 문제로 그와 몸싸움을 벌이고, 승혁의 인간됨과 더러운 외모를 지적하는 등 일상적이고 소소한 부분에서 그와 마찰을 빚는다. '절대 악'인 연쇄살인마가 우리 이웃사람에게 슬리퍼로 맞는 장면을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마동석은 이처럼 누군가 처단해주기 바랬던 악을 약간은 서민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주는 히어로가 된다.

혁모를 호감형 인물로 만든 것은 캐릭터와 배우의 찰진 싱크로율이라고 할 수 있다. 문신과 덩치가 주는 위협감이 상당한 혁모는 이웃사람들에게 살인마로 오해받을 정도로 외형상의 공포를 자아낸다. 그러나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이 냉혈한은 마음 속에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고, 어린 꼬마(김새론)와의 유머러스한 상황 속에서 살짝 짓는 미소는 훈훈함도 안긴다. 

이런 혁모는 연기한 마동석은 강풀 원작 웹툰과 200%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남자답고 우직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배우 마동석의 매력은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그는 잔뜩 긴장된 상황에서 한 순간 보는 이를 이완시키는 웃음을 터뜨려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웃음 코드'를 선호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 속 마동석의 역할은 상당하다.

실제로 마동석은 "안형모는 실제 건달처럼 무섭기만 하지 않고 유머도 있으면서, 나올 때마다 기다리게 되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방향을 잡았다.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해주고 든든함을 느끼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어차피 혁모란 사람이 악인을 응징하는 히어로가 되는데 일부러 너무 멋있게 보이려고 하지 말자, 웃기기도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웃어주고 통쾌하게 느끼게 해주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살인범도 귀신도 안 무서운 우리 이웃사람'이다.

(OSE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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