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 “무당아빠 미워하는 못난 딸, 절 닮았죠”(인터뷰)

작성 2012.04.20 10:41 수정 2012.04.20 10:41
박세영 인터뷰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배우들은 여러 가지 그릇에 자신을 담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 점에서 신인 연기자 박세영(23)의 다채로운 변신은 박수를 절로 부른다. 큰 눈망울만큼이나 박세영에게 녹아든 변신의 폭은 컸다. 그중에서 단연 으뜸은, KBS 2TV '적도의 남자' 최수미였다. 버릇없었고 드셌고 표독스러웠고 싹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공감이 됐다.

박세영이 연기한 최수미는 박수무당 아버지(이재용 분)를 둔 상처투성이 영혼이었다. 수미에겐 가난이 일상이었고 친구들의 손가락질이 익숙한 일이었다. '무당의 딸'이라는 굴레는 첫사랑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무당 아버지를 향한 표독스러운 증오와 이장일(이준혁 분)을 향한 집착적인 사랑은 수미의 과거가 낳은 모습이었다. 신인 박세영에게는 쉽지 않은 감정표현이었다.

박세영은 “어려운 역할이었다. 수미는 낳아준 어머니에게 버림 받고 아버지가 박수무당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상처받고 외면당한 아이다. 누구보다 사랑받길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겉으로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지만 가슴 속으로는 아버지를 사랑하며, 아버지의 사랑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세영 인터뷰

극단적인 비교이긴 하지만 박세영은 수미에게서 어느 정도 자신의 모습이 있다고 했다. 박세영은 “우리가 가진 마음이 아무리 크다해도 부모님의 사랑보다는 작을 수밖에 없지 않나. 사춘기 때 아버지에게 괜히 짜증을 내고 투정부렸던 못된 딸의 모습을 극대화 시켜서 수미에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역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뒤 첫사랑 장일에게마저 굴욕당한 뒤 아버지와 재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박세영은 수미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담아냈다. “감독님에게 혼만 나다가 거의 유일하게 연기 칭찬을 받은 장면”이라면서 “촬영장에서 내가 '아빠'라고 부르고 나를 '딸'이라고 불러주시는 이재용 선배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탄생했다.”며 밝게 웃었다.

박세영은 '적도의 남자' 1~4회부터까지 최수미의 아역을 훌륭하게 연기한 뒤 선배 연기자 임정은에게 바통터치를 했다. 이어 KBS '사랑비'에서 서준(장근석 분)에게 거침없이 애정을 드러내는 모델 이미호 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다. 부산에서 자란 가난하고 상처받은 수미와 도시적인 이미지의 자유분방한 미호는 전혀 다르지만 닮은 점이 있다고 박세영은 말했다.

박세영 인터뷰

“두 사람 모두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솔직한 모습이 비슷한 것 같아요."

박세영의 실제 성격은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중에서는 누구와 가장 비슷할까. SBS '내일이 오면'의 사랑스러운 서유진과 가장 닮았다고 말했다.

“외모는 차갑지만 딸 셋 중에 막내로 태어나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어요. 그런면이 서유진과 많이 닮았죠. 실제로는 원하는 건 적극적으로 말하고 좋아하면 절대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성격이에요.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면요? 감정을 못 숨기고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에요.”

초등학교 때 이모의 권유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를 통해 연기에 입문한 뒤 중학교 1학년 때인 2002년 드라마 '어사박문수'에 출연하는 등 아역연기자로 활동했다. 잠시 학업에 집중하느라 연기 활동을 활발히 하지 못했지만 상명대학교 영화과에 입학해 차분히 연기연습을 한 준비했다.

박세영은 “연달아 3편의 드라마를 했는데, 금요일을 빼고 '월화수목토일'을 다 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금요일 작품도 하려면 '사랑과 전쟁'에 출연해야 겠다고 농을 치는 여유도 엿보였다.

박세영 인터뷰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이냐고 묻자 박세영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처럼 누군가의 첫사랑 역할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하더니 "순수함은 20대의 특권이니까.”라고 수줍게 말했다.

박세영은 요즘 하고 싶은 작품, 맡고 싶은 배역이 너무 많아서 촬영장 가는 날이 즐겁다.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박세영의 열정은 첫사랑에 빠진 누군가의 설렘을 닮은 듯 했다. 세 배역을 각기 다른 색깔로 자신의 그릇에 담아낸 박세영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사진=김현철기자 khc21@sbs.co.kr

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