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맛집 ‘올리브쇼’에 가면 뭐가 있을까 [현장스케치]

작성 2012.04.16 09:43 수정 2012.04.16 09:43
OSEN_201204160921774442_1_0

“오늘도 딜리셔스.”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올'리브 '올리브쇼'를 마치면서 MC 최화정이 남기는 인사말이다. 검지 손가락을 뻗어 동그랗게 원을 그리는 최화정의 모습에 정말 맛있는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왜일까.

지난 3월 12일 첫 선을 보인 '올리브쇼'는 음식을 사랑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2040 시청자들을 위해 요리, 외식, 인테리어, 여행, 뷰티 등을 소개하는 버라이어티한 푸드쇼다. 19대 국회의원 총선거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지난 11일,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CJ E&M 스튜디오는 케이블 채널 최초의 대형 데일리 푸드쇼 '올리브쇼'의 녹화로 시끌벅적했다.

'올리브쇼'의 스튜디오는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법한 스튜디오, 살림을 하는 시청자들의 워너비 아이템 아일랜드, 도라에몽의 마술 주머니보다 다양한 식재료가 보관된 팬트리까지 구석구석이 보물 창고 같이 블링블링했다. ' '올리브쇼'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브쇼' 대탐방에 나섰다.

이날 진행된 녹화는 '올리브쇼'의 화요일 코너 '쿠킹 클래스'였다. 초대 손님은 엠넷 '보이스 코리아', XTM '탑기어 코리아2'의 MC이자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 카 레이서로 활동 중인 가수 김진표. 최근 음반 작업까지 하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김진표가 '패밀리위크' 특집을 맞아 '올리브쇼'를 찾았다.

STEP 1. '올리브쇼'에 가면 최화정이 있고

오전 11시 30분. 가양동 스튜디오에 출연자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에 불이 들어왔고 지미짚 카메라가 위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모여 부서별로 최종 회의를 마친 스태프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올리브쇼' 안정은 PD가 동선 확인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MC 대역이 된 그는 “필요할 때는 슬레이트도 치고 스튜디오 청소도 한다”며 “ '올리브쇼'의 스태프들은 멀티플레이어여야만 한다”고 설명하며 바쁘게 뛰어다녔다.

같은 시각 스튜디오 옆 대기실에서는 최화정, 김진표, 김노다 셰프와 요리를 할 푸드크루 8인이 스태프들과 최종 점검을 가졌다. 흰색 상의로 의상을 통일한 푸드크루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근처 화장실을 분주하게 오갔다. 화장이 번지지는 않았는지 헤어스타일이 부스스하지는 않은지 처음 본 이들과 정겹게 대화를 나누며 생애 첫 방송 녹화를 맞이했다. “정말 내 딸 같아요”라며 넘치는 며느리 사랑을 과시한 고부 커플과 아버지의 음식 잔소리가 서운하다는 부자 커플, 형수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철없는 도련님과 형수 커플, 100일 된 아이를 둔 닭살 커플이 이날의 푸드크루였다.

집합 호출이 떨어진 오후 1시.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리고 플레어 스커트에 봄 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진분홍 카디건 차림의 최화정이 등장했다. 일주일에 2일을 꼬박 '올리브쇼'에 투자한다는 최화정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녹화로 얼굴에서 피곤이 느껴졌다. 하지만 '큐' 사인이 떨어지자 특유의 미소로 걸어 나와 푸드 크루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목례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이제는 안 들으면 서운한 그의 고정 멘트로 녹화가 시작됐다.

OSEN_201204160921774442_2_1

STEP 2. 대기실에 가면 김진표가 있고

“아내가 해주는 음식을 다 잘 먹는다”는 먹성 좋은 남편 김진표가 패밀리 위크 특집의 게스트였다. MC 최화정과 김진표는 서로를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를 만큼 절친한 사이. “아들”이라는 최화정의 소개 멘트에 김진표는 스튜디오의 문을 열었다.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던 김진표가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감으로 요리 신동의 자질을 발휘할 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팬트리에 들어가 레몬, 오이, 닭고기 등 3가지 재료를 고른 김진표. 알칼리성 음식 오이와 산성 강한 레몬을 고른 김진표의 매너(?)에 노다김 셰프는 진한 고민에 빠졌다. 푸드크루와 셰프, MC의 요리를 모두 맛 본 한 사람으로 말하건대 김진표의 음식은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물처럼 착실하게 맛있었다.

여기에서 드는 궁금증 하나. 게스트가 직접 요리를 다 하나요? 그렇다. 손을 씻는 것에서부터 채를 썰고 셰프의 사인에 맞춰 요리를 완성하는 것까지 똑같이 따라한다. 집에서 만들 때와 차이가 있다면 요리 하나가 끝날 때마다 숨어있던 스태프들이 잽싸게 달려 나와 설거지할 접시들을 날렵하게 가지고 나간다는 점이다. 때문에 CJ E&M 스튜디오에 있는 화장실은 설거지를 하는 스태프들로 가득 찬다.

이어지는 질문, 정말 맛있어요? 부끄럽지만 개인 접시에 담기는 음식들을 깨끗이 비웠을 만큼 맛있다. 황송하게도 김노다 셰프의 요리와 MC 최화정, 게스트 김진표, 푸드 크루의 작품들을 하나씩 맛보았다. 간에 기별이나 가겠나 싶었는데 양이 제법 많았다. 가스레인지에 불이 들어오면 스튜디오는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찬다. 지글지글 프라이팬에서 나는 소리는 부른 배도 고프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OSEN_201204160921774442_3_2

STEP 3. 스튜디오에 가면 팬트리가 있고

'올리브쇼'를 보다 보면 팬트리의 은밀함에 상상력이 마구 자극된다. 스타들이 랜덤으로 선택하는 3가지의 식재료를 위해 스튜디오 뒤편에는 대형 창고가 마련돼 있다. 레드빈, 올리브, 할라피뇨가 담긴 통조림 외에 강황, 계피, 월계수잎 등 각종 향신료가 담긴 통이 예쁘게 진열돼있다. 레몬, 호박, 피망, 토마토, 버섯, 당근, 오이 등 신선한 채소, 냉장고에는 각종 육류, 달걀, 과일 등이 담겼다. 단, 뒤에 매달린 칠면조 다리나 통오리는 모형이다.

몰래 팬트리에 들어가 보니 게스트들이 매번 긴 시간을 방황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마어마한 식재료를 보관하는 것도 큰 일이겠다 싶었다. 현장 관계자는 “양이 많이 1회 촬영에서 모두 사용할 수가 없다. 요리를 만들고 남은 재료는 푸드뱅크 등에 기부한다”고 설명했다.

팬트리 옆으로 셰프 3~4명이 바쁘게 움직이는 랩(LAB)이 눈에 들어왔다. 근엄한 표정으로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셰프들은 푸디들에게 이지 레시피, 워너비 레시피의 요리를 선물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을 위해 요리 과정을 교육 방송 형식으로 촬영한다. 요리를 하며 아일랜드에 자리한 푸드 크루들이 멘탈 붕괴를 맞을 시점 한가하게 스튜디오 이곳저곳을 누비던 수 셰프가 여기에서 숨을 돌린다. 그렇다고 수 셰프의 임무를 우습게 보지 말자. 요리 재료가 불에 타거나 요리 부적응자들이 속출할 때 구세주는 수 셰프 뿐이다.

OSEN_201204160921774442_4_3


STEP 4. 팬트리에 가면 올리버가 있고

'올리브쇼' 스태프 중 80%가 여성이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자연의 섭리는 '올리브쇼'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PD의 사심 섭외라는 스태프의 힌트를 들은 후 청색 남방을 입은 올리버들이 눈에 쏙 들어왔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소품을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 올리버들, 대부분은 모델 에이전시 소속으로 현업에서 활동 중이다.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올리버는 '올리브쇼'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라던데요. 맞나요?” 그룹 2PM의 준호를 닮은 맹주호도 '올리브쇼'의 빛과 소금 중 한 명이다. 186cm의 훤칠한 키에 눈웃음으로 시청자는 물론 스태프들 눈 호강 시키는 역을 맡고 있다. 그는 “아직 한 달째 그것도 일주일에 하루니까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프로그램 반응이 좋으니까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올리브쇼'는 매일 다른 주제로 꾸며진다. 식재료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월요일을 시작으로 스타와 10명의 푸드크루가 함께하는 쿠킹 클래스가 화요일, 홈 베이킹으로 꾸며지는 수요일을 지나 다이닝 계 트렌드와 쇼핑 가이드를 전하는 목요일에 이른다. 다른 프로그램도 물론이겠지만 '올리브쇼'는 푸드크루, 푸디라는 이름의 능동적 방청객들을 필요로 한다. 짜여진 반응, 우레와 같은 박수 대신 진짜 '올리브쇼'가 궁금하고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많이 많이 '올리브쇼'를 찾아주세요.” 작가, PD가 남긴 한 마디는 빈 말이 아니었다.

'올리브쇼'에 가보니 음식을 진짜로 만들 줄 알고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딜리셔스'한 사람을들이 있었다. 이들과 함께라면 “오늘도 딜리셔스.”

(OSEN 제공)
※위 기사는 SBS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OSEN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