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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하지 않은 이야기"…'꼬꼬무', 명동 유네스코 지하다방 인질사건 조명

강선애 기자 작성 2023.08.17 10:13 수정 2023.08.17 13:36 조회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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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50년 전 서울 한 복판에서 일어난 인질 사건을 조명한다.

17일 방송될 '꼬꼬무'는 '인연과 악연 사이, 어느 인질의 고백' 편으로, 어쩌면 부조리한 사회가 만든 비극일지 모르는 두 남자의 운명같은 사연을 소개한다.

때는 1974년 5월 20일, 한 재벌가의 삼남매가 운전기사가 모는 고급차량을 타고 등굣길에 올랐다. 그런데 집을 나서고 얼마 후, 그들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바로, 그날 새벽 카빈총과 실탄 500여발을 들고 탈영한 이원모 이병과 동네 친구 둘이었다. 그들은 삼남매가 탄 차량에 총을 겨눴다.

돈을 목적으로 한 납치인 듯 보였으나,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삼남매를 내리게 한 후, 운전기사만 협박해 경부고속도로로 향한 것이다. 이들의 목적지는 포항이었다. 하지만 재빨리 출동한 교통경찰의 추격에 차는 멈췄고, 도로에 네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이제 사건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범인들은 이번엔 고속버스 승객들을 인질로 잡고 서울 명동으로 가자고 한다. 서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초대형 인질극은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군경과의 교전을 벌이며 명동에 도착한 이원모 일당. 그들은 인질 셋을 데리고 무작정 번화가 한가운데 위치한 유네스코 회관의 지하로 향했다. 그곳엔 남도영(가명) 씨가 DJ로 일하는 음악다방이 있었다.

'꼬꼬무'가 어렵게 찾은 도영 씨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다방에 무슨 사냥총까지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나.. 좀 우습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아! 이거 예사로운 사건이 아니다.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낭만적인 음악이 흐르던 지하다방은 한순간에 총성과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인질은 무려 서른 네 명. 역대급 규모의 인질극에 군경 300여명과 기자 100여명이 출동한 명동은 그야말로 전시상황을 방불케 했다. 인질범들의 요구는 단 하나였다. 국방부 장관을 만나고 싶다는 것.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인질극은 꼬박 20시간이나 이어졌다. 그런데 인질범과 인질 사이의 기막힌 인연이 지하다방에서 밝혀진다. 과연 34명의 인질들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트리오'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말에 리스너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DJ 남도영 씨는 '꼬꼬무' 제작진에게 지난 50년 동안 아무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날 그 다방에서의 일들은 평생 가슴 아픈 기억이라고 말하는 도영 씨. 그에겐 그럴만한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인질과 인질범으로 만난 DJ남도영과 이원모 이병 사이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인지, 리스너들도 하나같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고 말했던 이야기가 '꼬꼬무'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이번 '장트리오'의 이야기에는 뮤지컬 배우 신영숙, 가수 겸 방송인 하하, 그룹 마마무 멤버 문별이 나선다.

꼬꼬무

신영숙은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를 찾았다. '맘마미아'로 함께 합을 맞추고 있는 두사람답게 이야기 내내 시너지가 넘쳤다. 특히, 뜻밖의 상황이 펼쳐지는 이야기 후반부에 깊은 분노와, 감동의 눈물까지 흘리며 '공감여신'의 면모를 보였다.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한 하하는 초반 재벌집 삼남매의 이야기부터 몰입하더니, 연신 "영화같다", "실화 맞냐", "극적이다" 등의 역대급 리액션을 쏟아냈다. 그러다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진품 '도라지위스키'에 눈이 휘둥그레 인증샷까지 남겼다는 후문. 이 '도라지위스키'는 인질극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마마무 문별은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다시 한번 '꼬꼬무'를 찾았다. 운명적인 만남의 상대가 있냐는 질문에 문별은, 마마무 멤버들과 함께 자신의 반려견 장구를 꼽아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만났지만 악연이 될 수밖에 없던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50년 전 명동을 발칵 뒤집어놓은 역대급 인질극과 그 뒷이야기를 전할 '꼬꼬무'는 17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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