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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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삼단봉 살인 사건…전문가, "통제되고 일상이 장악되는 것이 살인의 예고"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06.05 05:46 수정 2022.06.06 01:50 조회 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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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선우 씨를 구할 방법은 없었나?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죽음의 늪에 빠진 남자 - 청주 베란다 살인사건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선우 씨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해 중고 거래 어플로 알게 된 선우 씨와 한 씨. 동네 친구를 구한다는 선우 씨의 게시글로 만남을 가졌고 곧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동거를 시작해 미래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그런 연인 사이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선우 씨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피의자 한 씨가 연인이자 아이의 아빠를 잔혹하게 살해했던 것.

당시 현장에 설치되어 있던 홈 CCTV에는 그날의 끔찍했던 순간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선우 씨는 8일 동안 베란다에 감금 당한 채 폭행을 당했다.

한 씨는 선우 씨의 머리에 검은 비닐봉투를 씌우고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부동 자세를 시키고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를 깨워 또 다시 때렸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란지 호신 기구 삼단봉으로 무차별한 폭행을 했는데 이 끔찍한 일은 무려 27시간 동안 계속됐다.

선우 씨는 한 씨에게 끔찍한 이 일을 당하는 동안 밥이나 물을 공급받지도 못했고, 화장실에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8일 뒤 선우 씨가 사망하며 이 폭행은 끝이 났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후 자수를 한 한 씨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계획적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이처럼 끔찍한 범죄가 어찌 고의가 아닐 수 있냐고 했다.

이에 피의자 한 씨 측은 5,6년간 장기 복용중이던 다이어트 약의 부작용과 임신 등 극도의 스트레스들이 겹쳐 예민한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처음부터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스스로 CCTV 영상을 제출한 것이 살인을 하려고 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하지만 선우 씨가 사망하고 한 달 후에야 자수를 한 것이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또한 한 씨는 전 여친과 연락을 주고 받은 선우씨에 배신감을 느껴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선우 씨의 전 여친은 그와 헤어진 후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선우 씨를 향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폭행하던 한 씨, 그런 한 씨에게 선우씨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주변에 평판이 좋았던 한 씨는 선우 씨에게만은 유독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또한 한 씨는 선우 씨와 만나고부터 그에게 돈을 요구했고, 이에 선우 씨는 한 씨와 만난 후 회사에 가불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씨는 선우 씨가 사망한 뒤 그의 계좌의 돈으로 월세를 지불하기도 했고, 또 다른 용도로 그의 돈을 유용하기도 해 그의 행동에 주목하게 했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통해 한 씨가 선우 씨의 취약성을 파고 들어 주변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고립된 상태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선우 씨는 교제 시작 당시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으나 이후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무조건 한 씨만을 위하는 인물이 되어 갔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제작진은 선우 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으나 죽음만은 피한 동민 씨를 만났다. 그의 친구 최 씨는 무려 7년 간 동민 씨를 지배하고 폭행했다. 이에 동민 씨는 고환이 파열되고 머리가 찢어지는 등의 일을 겪기도 했고 그가 결혼한 후에는 최 씨의 남편에게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

최 씨는 결혼 후에도 동민 씨에게 동거를 강요했고, 동민 씨를 자물쇠로 묶어 그를 통제했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만 그를 쇠사슬에 묶어 트렁크에 감금하기도 했다.

충격적이 시간을 견딘 동민 씨는 2년 전 겨우 최 씨 부부에게서 탈출했고 친 형의 도움으로 두 사람을 신고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동민 씨보다 체구도 작은 최 씨에게 7년이라는 시간을 폭행 당했다는 것이 가능할 수 있냐는 것.

이에 전문가는 해외의 경우를 예로 들며 "영국의 경찰은 통제당하고 지배당하고 일상이 장악되는 것이 살인의 예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피해를 통해 보호받야야 하는지 구분하고 있다"라며 선우 씨와 동민 씨 모두 이미 심각한 상태의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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