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박서함·이준영, '실패한 아이돌' 꼬리표 뗀 우량주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4.04 15:31 수정 2022.04.04 16:15 조회 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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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함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서함과 이준영이 '실패한 아이돌'의 꼬리표를 떼고 우량주로 주목받고 있다.

두 배우는 아이돌로 연예계에 데뷔해 배우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공통점은 가수 활동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배우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돌 스타들이 배우로 전향하는 경우는 많다. 요즘 데뷔하는 아이돌은 가수 준비뿐만 아니라 연기 수업도 함께 받으며 다방면의 활동을 준비한다. 두 분야를 아우르는 활동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탄탄한 인기 기반 없이 배우로 성공적인 전향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박서함과 이준영은 '인기 아이돌'의 후광효과 없이 본인의 매력만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흥미롭다. '실패한 아이돌'의 꼬리표를 뗀 이들의 눈부신 도약이 기대된다.

박서함

◆ '시맨틱 에러' 박서함, 낯선 BL도 과몰입시킨 매력

올 상반기 가장 성공한 웹드라마로 꼽히는 '시맨틱 에러'는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두 대학생이 조별 과제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캠퍼스 로맨스물이다.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왓챠가 제작한 드라마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BL(Boy's Love·보이즈 러브: 남성과 남성의 사랑 이야기)는 국내에서는 낯선 장르다. 소재의 파격성으로 인해 여전히 공중파 방송에서는 주류로 소비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OTT 플랫폼으로 유통된 '시맨틱 에러'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BL을 보편적 연애담으로 풀어내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남성간 로맨스를 의식하지 않고 보면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충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반대의 성격과 캐릭터를 가진 두 사람이 싸우다 정들게 되는 알콩달콩한 과정을 만화처럼 예쁘고 사랑스럽게 담아냈다.

시맨틱

무엇보다 두 주인공 박서함과 박재찬의 매력이 드라마 성공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치 웹툰을 뚫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로 놀라고, 신선한 매력에 두 번 놀란다. 남성 간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이 드라마의 타겟층은 여성이다. 두 남자 주인공의 상반된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로맨스의 불꽃을 터트렸고, 이는 여성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연출과 각본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작진은 여성이다. 여성 제작진이 만든 BL 드라마는 리얼리티보다는 판타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완성됐다.

미대생 장재영 역할을 맡은 박서함은 '시맨틱 에러'가 낳은 신데렐라다. 큰 키에 하얀 얼굴, 빨간색 트레이닝을 입은 박서함의 비주얼은 마치 웹툰에서 장재영이 튀어나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날라리 혹인 안하무인처럼 보이는 외모와 달리 따뜻하고 정겨운 '츤데레' 매력을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표정과 함께 극대화했다.

시맨틱

박서함은 아이돌 그룹 크나큰 출신이다. 2016년 크나큰 싱글 앨범 'KNOCK'으로 데뷔해 약 5년간 활동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17년에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 나인'에 도전해 재도약을 노렸지만 최종 순위 32위에 그쳤다.

연기 활동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2017년 '20세기 소년소녀'로 안방극장에 데뷔했고 이후 웹드라마 '한입만 시즌2', '필수연애교양' 등에 출연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나갔다.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3'에서는 재연 배우로 등장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크나큰'을 탈퇴한 박서함은 연예계 은퇴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 차례 거절한 바 있는 '시맨틱 에러'의 오디션 제안을 다시 한 번 받았고, 군 입대 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다.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박서함은 또 다른 주인공 박재찬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대박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3월 10일 입대한 박서함의 제대일은 2023년 12월 9일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시맨틱 에러'의 시즌2 제작은 가능한 일일까. 드라마로 입덕한 팬들은 디데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지금 분위기로 본다면 박서함의 군백기는 큰 장벽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준영

◆ 'D.P'·'모럴센스' 이준영, 야생마와 대형견 사이…준비된 신인

이준영은 대기만성형 배우다. 2014년 장수 그룹 유키스의 막내로 합류했다. 그 해 발매된 미니 앨범 'MONO SCANDAL'로 가요계에 데뷔했으나 전성기가 지난 그룹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17년에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도전해 최종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지만 UNB(유앤비) 활동 역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유키스 활동을 하면서 연기 활동에도 공을 들였다. 2017년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데뷔작이었음에도 기대 이상의 연기력과 매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미스터 기간제', '굿캐스팅', '편의점 샛별이',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이미테이션'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준영

이준영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그저그런 재능의 신인 배우가 아닌 준비된 신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나에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열정과 집념은 가수 활동때나 배우 활동때나 변함 없는 장점이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D.P.'와 영화 '모럴센스'가 연이어 공개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D.P.'에서 욕설과 폭력을 거리낌 없이 일삼는 악질 탈영병 정현민 역을 맡아 거친 면모를 보여줬다면, '모럴센스'에서는 특이 성취향을 가졌으나 여린 감수성을 지닌 정지후 역할을 맡아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6개월 사이 상반된 매력으로 자신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준영은 최근 영화계와 방송계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확고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배우 활동에서는 장점이 됐다. 작품과 캐릭터에 따라 옷을 자유자재로 갈아입을 수 있다.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은 이준영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눈빛'을 꼽았다. 그는 "이준영의 눈빛은 순박하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하다. 순딩이부터 양아치 캐릭터까지 소화 가능한 매력을 지닌 배우"라고 평가했다.

이준영의 차기작은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용감한 시민'이다. 기간제 교사와 대립하는 독한 학생 한수강으로 분해 또 한번 강렬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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