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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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거장' 에드워드 양 데뷔작 '해탄적일천, 39년만 에 국내 개봉

김지혜 기자 작성 2021.11.03 09:11 수정 2021.11.03 11:29 조회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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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탄적일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만 뉴웨이브의 대표 거장 에드워드 양의 데뷔작 '해탄적일천'이 39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한다.

'해탄적일천'은 어느 날 해변에서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들은 자리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향에 돌아온 웨이칭, 두 사람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시간을 그린 영화다. 지난 1983년에 제작된 에드워드 양 감독의 데뷔작으로, 그간 복잡한 판권 문제가 얽혀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개봉에 유독 어려움이 많았던 작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매해 에드워드 양 감독의 보석 같은 작품을 디지털 리마스터링 개봉을 통해 만나온 국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예상된다.

화려하거나 과장된 수식어구 없이 담담하게 당대 현실을 조명하는 대만 뉴웨이브 운동을 전방에서 이끈 에드워드 양 감독은 '해탄적일천'에서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사랑을 선택한 자리와 사랑에 실패하고 고국을 떠난 웨이칭, 이들을 중심으로 대만 내 전통과 변화 사이의 마찰과 그 속에서 부단히 살아온 두 여인의 삶과 보편적인 감정들을 예리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에드워드 양은 데뷔작부터 걸출한 연출력을 인정받아 제28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촬영상 수상, 제20회 금마장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노미네이트 등 내로라하는 아시아 영화제를 섭렵하며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얻었다.

해탄적일천

또한, 배우 출신 감독으로 활약 중인 장애가와 호인몽이 각각 자리와 웨이칭 역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로 촘촘한 서사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화양연화', '중경삼림' 등을 통해 왕가위 감독의 단짝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도일이 처음 촬영 감독을 맡아 한 편의 서정시 같은 유려한 영상미를 담아내 성공적인 영화계 입성을 알린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개봉 확정과 함께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 2종은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두 여성 자리와 웨이칭의 사색적이고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비주얼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생각에 잠긴 듯 어딘가를 조용히 응시하는 '자리'와 '웨이칭'의 모습에서는 가만히 지난 시간을 되짚는 깊고 고요한 인물의 내면이 느껴진다.

여기에 두 주인공을 감싸고 있는 레트로풍 패턴과 은은하고 고상한 멋이 느껴지는 세피아톤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에드워드 양은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타이페이 3부작 '타이페이 스토리', '공포분자',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과 제53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하나 그리고 둘'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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