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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추락보단 안전한 착륙"…월드클라스 방탄소년단이 밝힌 '두려움'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3.25 15:16 수정 2021.03.25 15:23 조회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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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추락보단 안전하게 착륙하며 마무리하고 싶어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로 우뚝 성장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각종 '최초'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전례 없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이 품은 고민은 어떤 걸까.

지난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속내를 속 시원히 털어놨다. 그 누구도 가지 못한 길,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20대 청년들이 느낀 두려움은 생각보다 컸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퀴즈 풀이, 노래, 댄스 게임 등에 임하며 유쾌하고 청량한 매력을 드러냈다. 연습생 시절 힘겹게 숙소 생활을 하고 잠을 줄여가며 연습에 매진했던 '피 땀 눈물'의 과거도 소개했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했던 약 100분간의 방송 내용 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건 미국 진출과 성공 후 이들이 느낀 부담감과 두려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였다.

2017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가서 처음 단독 공연을 선보일 때, 엄청 떨었다는 슈가는 "그날 호텔에 돌아가서 울었다"면서 "이건 내가 원했던 게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는걸 원치 않았다. 또 그게 시작이란 걸 아니까, 되게 많이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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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방송 1위', '단독콘서트 개최'가 아이돌의 성패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점으로 여겨졌던 당시, 생각도 못한 그 이상의 길이 열리니 무서움이 몰려오는 건 당연했다. 슈가는 "비행기에서도 바닥이 보이면 날고 있단 생각이 드는데, 하늘 위 구름 사이에 있으면 날고 있단 느낌이 잘 안 든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한데 한편으론 이게 맞나. 여기까지 하는 게 우리가 바랐던 건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RM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RM은 "거대한 애드벌룬을 띄워놓고 같이 타 있는데 계속 올라간다. 성층권, 열권을 넘어 우주까지 가는 상황이라 무섭다"라며 끝 모르고 올라가는 방탄소년단의 위치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지민도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는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데 업적이 생기다 보니까 부담되고 죄스럽고 그런 게 많이 생겼던 거 같다"라고 속내를 꺼내 보였다.

지난 2018년 'MAMA'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대상을 수상한 이후, 진은 소감을 말하며 멤버들과 함께 해체를 고민했다는 언급을 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진은 "그때 (수상소감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다"고 웃어 보이면서도, 당시 인기 고공행진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어했었는지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늘 하던 대로 열심히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아미와 소통했을 뿐인데,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고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국위선양의 아이콘이 됐다. 슈가는 "저희 할 일을 열심히 한 것뿐인데 '국가에 이바지했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해주시니까 너무 부담스러웠다. 무서웠다"며 "(회사에) '쉬든지 멈춰 가야 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2018년쯤에"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달 장기휴가를 받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그 리프레쉬 휴식 이후 확실히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그리고 부담감과 두려움은 어느 정도 극복하고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슈가는 "(빌보드 1위 했을 때) 많이 울었다. 그때서야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진도 "잘 이겨내고 이렇게 잘해줘서 너무 다행이고 고맙다"며 스스로와 멤버들에게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방탄소년단은 언젠가 높은 하늘에서 내려올 때 추락보다는 안전한 착륙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슈가는 "가수가 전성기가 지나 본인이 할 수 있던 무대에서 공연을 못하게 되는 걸 많이 봤다. 그런 걸로 인해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조롱받으며 일할 바에야 그만둘 수 있을 때 그만두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많이 했다"며 "마지막 내려오는 순간에도 무대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잘 내려오는 것 같다. 5만이었던 관객이 2천명으로 줄어도, 무대를 하는 게 남아 계신 분들을 위한 우리의 착륙이지 않을까"라고 속 깊을 이야기를 꺼냈다.

[사진제공=tvN]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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