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日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한국 영화 수준 높아…특히 봉준호 감독"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3.10 10:40 수정 2021.03.10 11:19 조회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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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국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언론과 먼저 만났다.

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의 아내'(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한국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다.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 만이라도 여러분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스파이의 아내'는 1940년대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타카하시 잇세이 분)가 만주에서 목격한 엄청난 비밀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가 이를 만류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 일제의 전쟁범죄를 소재로 담아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스파이

무엇보다 이 작품은 '큐어'와 '인간합격', '도플갱어', '도쿄 소나타'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로 자리 잡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시대물로 화제를 모은다.

일본 패망기인 1940년대를 영화의 배경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 시대는 사회와 인간이 좋지 않고 긴장된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는 주로 현대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 영화들을 만들 때도 인간의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현대사회를 무대로 하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인지 또렷이 제시할 수 없었다. 전쟁 중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그려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시대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거장의 도전에 국제영화제는 트로피로 화답했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은사자상(감독상)을 안겼다. 또한 일본 최고 권위의 영화 잡지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일본 영화로 뽑히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구로사와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대해 "매우 기뻤고,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에서는 수많은 해외 영화제에 나가지 않은 영화와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매우 많다. 저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제 영화를 봐주시고 이렇게 한국 관객들이 보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상은 여러모로 아주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현재 눈 여겨보는 젊은 해외 감독들에 대해서는 "세 분이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봉준호 감독님이다"고 밝혔다.

국내 개봉을 앞둔 그는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드는 한국, 한국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일본 영화 중에서도 이렇게 특이한 영화가 있구나, 무겁지 않게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스파이의 아내'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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