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What is MINARI?"…더 없이 한국적인, 그래서 더 생소한 제목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1.26 10:51 수정 2021.01.26 11:16 조회 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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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미나리', 이토록 한국적인 제목의 미국 영화가 있을까. '미나리'는 직관적이라 더 호기심을 자아내는 훌륭한 영화 제목이다.

영화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한국인에게 반찬으로 익숙한 나물 '미나리'다. 그러나 이 작품이 미국 영화인 것을 고려하면 누군가의 이름(mina LEE)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널러졌다시피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정이삭 감독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영화 제목에 대해 한국인에게 익숙한 채소 '미나리'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미국에 이민 온 부모님을 두었으며,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나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남부 아칸소라는 시골 마을의 작은 농장에서 자랐다. 가족을 위해 농장을 시작한 아버지와 새로운 직장을 구하게 된 어머니를 대신해 자신을 돌봐줄 할머니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왔다. 그때 할머니가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미국 아칸소에 키우게 되었는데 다른 채소보다 가장 잘 자라는 모습이 기억에 강렬히 남았다고 한다.

감독은 "미나리는 '가족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미나리의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나리는 땅에 심고 1년은 지나야 잘 자란다. 영화 '미나리'는 우리의 딸과 아들 세대는 행복하게 꿈을 심고 가꾸길 바라며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느 한국 가족의 다정하고 유쾌한 서사시"라고 말한 바 있다.

미나리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와 주연 배우로 참여한 스티븐 연은 "미나리는 땅과 주변의 물을 정화하는데, 나에겐 그게 미나리다. 우린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라고 전해 영화 속 가족이 외딴곳에서도 함께 자리 잡고 살아가게 하는 가장 소중한 존재로 그려짐을 짐작하게 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엄마 '모니카' 역으로 분한 한예리는 "미나리는 사랑이다"라고 마음을 전했으며, 영화 속에서 미나리를 심는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미나리는 삶의 지혜"라고 덧붙여 관객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깊은 감동을 전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이미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감독이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미국 내 영화 시상식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나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는 오는 3월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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