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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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사탕수수밭 살인 용의자' 박왕열?…전세계 정체 추적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9.13 01:19 수정 2020.09.13 16:59 조회 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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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마약왕 전세계는 사탕수수밭 살인 용의자 박왕열과 동일인일까?

12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텔레그램 마약왕 - '전세계'는 누구인가?'라는 부제로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마약과 거물 상선 마왕 전세계를 추적했다.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마약 광고. 그리고 텔레그램을 통해 10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최근에는 10대들에게 고액의 마약 던지기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일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제작진은 텔레그램 마약 방을 추적하기 위해 직접 그 세계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다양한 마약 관련 인물들을 만났다. 필로폰 제조업자부터 마약 밀수를 했다는 청년까지. 그리고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고 일상 깊이 마약 거래가 침투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이에 제작진은 김희준 전 검사를 필두로 경찰 행정학과 학생들과 함께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가 되는 마약 수색에 나섰다. 김희준 전 검사는 "주로 방심하기 쉬운 장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혼잡한 장소를 이용한다"라며 "분명 던져놓은 마약 많을 거다.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마약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제보를 받아 마약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한 지역에서 마약 수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곳곳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수상한 물건들을 획득했다. 비전문가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마약, 이에 김희준 전 검사에게 사진을 보내 마약이 맞는지 확인했다.

이에 김희준 전 검사는 "그게 만약 마약이 맞다면 엄청난 양이다. 아닌 것 같다. 이 정도 단위로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제작진과 수색 팀은 마약을 찾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던지기 장소로 의심할만한 장소를 다수 발견했다. 이에 수색에 참여한 학생은 "사각지대가 상당히 많았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이를 발견하면 위험할 것이다"라며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제작진은 최근 급부상중인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 킹덤'에 대해 분석에 들어갔다. 전문가는 이 마약방에 대해 "고수다. 무슨 표현을 해야 손님이 올지 아는 방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 방에서 마약 공급책으로 보이는 마왕 전세계는 다수의 마약 사진을 인증하고 마약에 대한 지식도 자랑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전문가는 "프라이팬 이야기를 하면 얘는 컷, 마약을 상당히 잘 아는 사람이다. 마약으로 만들어진 것을 늘릴 줄 아는 사람이다"라며 "경력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4,5년 정도 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인물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흔적을 다 남기고 저런 이야기를 대놓고 한다는 게 자신감이 넘치고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마왕 전세계는 스스로를 마약왕이라 부르며 캐릭터까지 만들어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마왕 전세계에 대한 여러 가지 제보를 받았다. 이미 국정원, 인터폴 등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마왕 전세계. 그런데 이때 제작진은 마왕 전세계는 왜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아했고 조금 더 심층적인 취재를 이어갔다.

필로폰 전문점이었던 전세계는 현재 텔레그램에 많은 마약방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전세계의 마약 거래를 분석했다. 그는 "거래금액이 12비트 코인이면 1억 5천 정도다. 유통책과 관련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그리고 돈세탁의 정황도 있다"라고 했다.

또한 "관리자 중 한 명의 전화번호가 +635인데 저건 필리핀의 번호이다. 필리핀의 유심 카드를 이용해서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바티칸 킹덤의 대화 내용을 심도 깊게 분석했다. 이를 본 이수정 교수는 "전세계는 40대에서 50대가량의 중년 남성일 것이다. 위계가 낮은 사람들을 동기화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2, 30대가 선호하지 않는 인물을 언급하거나 모델로 이야기한다"라며 그에게서 중년의 언어 습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권일용 교수는 마왕 전세계의 권위가 유지되는 것에 주목하며 "범죄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대화방인데 이런 방식으로 하수인을 통솔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리적으로 어떤 끔찍한 사건이 존재했기에 이러한 통치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분석하며 전세계가 폭력적인 성향의 범죄자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 초 다수의 조직원이 검거되며 텔레그램 마약방을 폐쇄했던 전세계. 그는 자취를 감췄다가 바티칸 킹덤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검거된 다수의 조직원 중 전세계의 정체나 그의 소재에 대해 안다는 이들은 없었다. 특히 한 조직원은 전세계에게 편지를 보내 수사 내용까지 유출하는 등 전세계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다.

제작진은 검거된 조직원들을 통해 전세계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그러나 역시 이들은 전세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이 씨, 그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아는 정보를 다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 씨는 변호사는 "전세계가 연락했을 때부터 알고 있는 사이였다. 그래서 수사기관에도 아는 대로 인적사항을 공유했다"라며 "전세계는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만난 적 있는 박왕열이다"라고 주장했다.

박왕열은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과거 그알팀과 만났던 박 씨는 수많은 증거 앞에서도 당당했다. 당시 한국으로 송환 예정이었던 그는 탈옥했고 코로나 등의 이슈로 현재는 전혀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이 씨를 만난 것일까? 이 씨는 박왕열을 만난 곳이 그알팀이 박왕열을 만났단 비쿠탄 외국인 수용소라고 밝혔다. 당시 박 씨는 이 씨에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변호사 선임료를 빌려줬다. 그리고 이 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박 씨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는 것. 이 씨는 그 후 박왕열의 지시대로 마약 거래를 돕고 30여 차례 던지기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마약 거래 대금을 입금받을 통장을 빌려줬다가 덜미가 잡히고 검거된 것.

이 씨는 수사 중 박왕열의 사진을 제대로 골라냈고 그의 가족에게 돈을 입금했던 사실도 입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쿠탄 외국인 수용소에 수감 중이라는 또 다른 제보자는 "필리핀에서는 마약을 만드는 곳이 많다. 박왕열이 방에 마약을 쌓아두고 공급하고 그걸로 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라며 "거기서 마약을 관리 취급했던 게 바로 나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제보자는 "자기가 총을 쏜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세 명이나 죽인 사람이라 사람을 더 죽여도 두려울 게 없다고 했다"라며 "마약을 사서 한국에 유통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라고 말했다.

수감 중에도 마약 배달 사건에 연루된 적 있던 박왕열, 이에 당시 사건에 가담했던 홍 씨는 그에 대해 "엄청나고 무시무시하며 놀랄 만한 일이 많이 벌어졌고 앞으로도 많이 벌어질 것"이라며 자신의 아들을 만나보라고 했다.

홍 씨의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필리핀에 다녀온 항공권 기록 보여주며 박왕열이 아버지에게 마약 밀수를 시켰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전세계가 마약을 밀수하고 텔레그램으로 유통했다는 다수의 주장이 있자 제작진은 경찰을 만나 이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경찰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박왕열과 검거된 이들이 정확하게 연결되었다고 확인할 수 없다"라며 "마약 사범의 진술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자기들이 살기 위해 제삼자를 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외사과는 박왕열에 대해 "비쿠탄 수용소 내에서 마약거래를 추측할 뿐이다. 현재 소재 첩보도 없고 전담팀이 추적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바티칸 킹덤의 전세계에게 직접 질문을 시도했다. 그알팀 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을 한 전세계.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박왕열이 본인이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리고 이에 전세계는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한 제작진은 필리핀에서 그를 만난 인물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 박 씨를 만난 이와 연락을 시도했다. 이에 연락이 닿은 인물은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 누가 제보했는지 안 밝히면 협조를 하지 않겠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세계가 박왕열이 맞냐는 질문에 "확답을 할 수 없다. 관련은 있는데 자세한 걸 말할 수 없다"라고 애매한 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공급책이 박왕열이냐라고 다시 묻자 "내 생각에는 그 사람 못 잡는다. 이거까지만 이야기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제보자는 박왕열이 현재 IS의 비호 아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상당히 여유롭고 호화롭게 살고 있다더라"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검거된 또 다른 조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전세계와 박왕열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방송 며칠 전 조직원에게서 답장이 전해졌다. 그는 박왕열이 전세계와 동일인물이라며 이를 입증할 증거도 있다며 자세한 조직도로 그려서 보내 눈길을 끌었다.

5년 전 박왕열이 쏜 총에 아버지를 잃은 현철 씨. 박왕열을 궐석 기소했다. 그는 "마약이라는 게 큰 범죄인데 그걸로 돈 벌어서 놀고먹고 할 거 생각하니까 화가 많이 난다. 박왕열이 와서 지금까지 했던 범죄의 벌을 받고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재판을 받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제작진들의 인터뷰에 응한 전직 마약상들은 "텔레그램 마약방은 없어져야 한다. 마약은 엄연히 누군가를 파괴하는 짓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들은 "이게 10년을 못 간다. 그 안에 다 잡힌다. 엉뚱한 데서 터진다. 마약 세계에는 의리가 없다. 언젠가 잡힌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방송은 익명과 가상 화폐 뒤에 숨어 대한민국을 중독의 늪에 빠뜨리는 디지털 마약상들 정체를 끝까지 추적할 것을 약속했다.

방송은 며칠 전 전세계의 조직원이 보내온 답장에 적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전세계라는 박왕열은 중간 판매상일 뿐 진짜 상선인 마약왕은 베트남에 체류 중이며 박왕열은 그를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만나 텔레그램 마약방을 운영했다는 것.

그리고 검거된 조직원 중에서는 멕시코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다 검거된 이도 있었다. 이처럼 텔레그램 마약방은 전세계에서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하며 국제적인 마약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또한 2018년 3월 살인 용의자 박왕열은 여러 가지 이유로 살인 용의자에서 디지털 마약왕이 되며 현재 더 많은 범죄자를 양산하고 있었다. 이에 방송은 수사당국과 법무부에 박왕열 검거를 위한 적극적인 수사와 조속한 송환 촉구하며 대대적인 텔레그램 마약방 수사에 나서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호기심에 텔레그램 마약방을 찾아보지 않으시길 부탁했다. 이는 마약의 세계가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아무나 나올 수 없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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