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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플렉스' 故 설리 떠나보낸 죄책감, 전 연인만 짊어져야 할까

강경윤 기자 작성 2020.09.11 10:38 수정 2020.09.11 11:39 조회 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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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가수 설리를 재조명한 MBC 다큐멘터리 '다큐플렉스'가 방송된 뒤 전 연인이자 래퍼 최자에게 악성 댓글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다큐플렉스'에서 우리가 몰랐던 설리의 모습이 공개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되어 합숙생활을 시작한 설리는 가수로 데뷔한 이후, 배우로서 홀로서기 하면서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특히 설리가 과거 한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도 처음 공개됐다. 방송에서 설리의 모친 김수정 씨는 2016년 11월 24일 설리가 손목 부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던 사연을 언급하며 "회사로부터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수습이 됐다'고 연락이 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가려고 했더니 회사에서 '오지 말라'고 극구 말리더라.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것으로 기사가 나갔다"면서 "병원에 가지 못해서 일주일을 울었다. 아마 그게 둘(故 설리와 최자) 사이에서는 마지막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설리의 모친 김수정 씨는 설리의 과거 열애를 언급하면서 "열애설 전까지는 가족이 정말 행복했다."면서 "(만남을) 반대하면서 딸과 다투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 정산부터 내역서를 쓰자고 했다. 오늘부로 모든 걸 정리하자고 했다. 연락을 가끔 했지만 얼굴 보는 건 거의 단절상태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큐플렉스'는 굳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유족의 인터뷰 내용, 최자의 SNS 글, 최자가 만든 곡까지 내보내는 등 보는 이들에게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계기가 최자와의 열애가 계기가 됐다고 추정하도록 편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방송 이후 최자는 자연스럽게 악성댓글 공격의 타깃이 됐다. 이미 설리의 사망 당시에도 도 넘은 악성 댓글 테러를 몇 개월에 걸쳐 당했던 최자는 이번 방송으로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확인 사살' 당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다큐플렉스'는 선공개에서 "설리의 연애가 불편하셨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설리의 삶을 제3자가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자'고 내세웠던 기획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녀 사이의 3년이라는 시간은 제3자가 쉽게 평가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하다. 어린 나이에 겪었던 가족의 부재, 경쟁 시스템 내던져진 연습생 시절, 여성 아이돌 가수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시선 등 설리가 견뎌야 했던 슬픔의 골은 우리가 감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일 터. 그럼에도 전 연인에게 '설리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죄책감을 덧씌우는 건 정당할까.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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