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기생충' 효과일까?…美 아카데미, 작품상 선정에 '다양성' 조건 신설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9.09 16:49 수정 2020.09.09 17:00 조회 187
기사 인쇄하기
기생충 아카데미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카데미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8일(현지 시간) 작품상 후보 조건에 다양성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다. 다양성에 관한 신설 기준 4가지 중 2개는 반드시 충족해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이 규정은 2024년 제96회 시상식부터 적용된다.

▲ 스크린 속 표현, 주제 및 내러티브 ▲ 창조적 리더십과 프로젝트팀 ▲ 산업 접근성 및 기회 ▲ 관객 개발 등 영화가 만들어져 개봉하기까지 스크린 안팎을 영역별로 나눈 4가지 기준을 세웠다.

이 중 최소 2가지 영역에서 그간 주류 영화에 소외돼온 여성, 인종 또는 민족 집단, 성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가 비중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게 새 규정의 주요 내용이다.

오스카

이 기준에 따르면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고려해 영화를 제작해야 작품상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배우 캐스팅의 경우 주연 또는 비중이 큰 조연 배우 중 최소한 한 명이 아시아계, 히스패닉·라틴계, 흑인, 아메리카 원주민, 서남아시아·북아프리카계, 하와이 원주민 등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 출신이어야 한다.

영화 제작 역시 촬영, 분장, 연출, 미술, 각본 등 여러 분야 중 최소 두 개 분야를 담당하는 사람이 여성, 소수 인종, 성 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여야 한다. 이는 마케팅, 홍보 등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네 개 기준 중 최소 두 개를 충족해야 작품상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오스카

아카데미 측은 "영화 제작부터 연결된 관객까지 다양한 전 세계 인구의 다양성을 반영하도록 확대돼야 한다"며 "아카데미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제패한 것의 긍정적 효과라고도 볼 수 있다. '기생충'은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역사를 바꾼 대사건이었으며, '백인들의 잔치'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시상식의 인식을 바꾼 계기가 되기도 했다.

ebada@sbs.co.kr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