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동물농장' 14년 키운 반려견과의 이별…"은비야, 끝까지 못 지켜줘서 미안해"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7.14 22:33 조회 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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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14년 키운 반려견과의 이별을 결정한 제보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14일에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우린 같이 산다'에서는 가슴 아픈 한 가족의 이별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10년 전 돈의 고수로 소개되었던 은비를 입양 보내고 싶다는 할머니가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왔다.

14년을 키운 반려견 은비를 입양 보내야겠다고 결정한 할머니는 제작진의 방문에 몸도 일으키지 못해 걱정을 자아냈다. 사실 할머니는 지난 2011년에 췌장암 수술을 받고 그것이 다시 재발이 돼서 현재 주치의로부터 3개월 진단을 받았던 것.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고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한 할머니는 현재 마약성 진통제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든 할머니가 입원도 못하고 버티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은비 때문이었던 것.

이에 요양 보호사는 "은비가 혼자 있어야 하고 은비가 할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입원을 못하고 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할머니에게는 유일한 가족인 은비, 이에 할머니는 은비를 혼자 두지 않으려고 지옥 같은 고통도 홀로 참아내고 있었던 것.

하지만 최근 할머니가 아픈 것을 아는 것인지 은비는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를 곁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계속 지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할머니는 "얘가 태어나기도 불쌍한 데서 태어났다. 파주 개 공장에서 태어나서 다 죽어가는 거 데려다가 살렸다"라며 강아지 공장에서 180g으로 태어난 티컵 강아지 은비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은비만은 아프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결국 이별을 결심하게 된 것. 이에 할머니는 "은비야 엄마가 끝까지 못 지켜줘서 미안해. 좋은 엄마 만나서 행복하게 살다가 와. 그러면 하늘나라에서 우리 별이 되어서 만나자"라며 눈물을 흘렸다.

평생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할머니는 눈물만 흘리며 은비를 보낼 준비를 했다. 할머니는 "은비야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 은비야 잘 가"라며 안타까운 작별 인사를 했다.

은비가 떠나면 혼자 남을 할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이를 걱정하는 제작진을 향해 할머니는 "괜찮으니까 가세요, 괜찮아요"라며 자신보다 은비를 걱정했다.

은비를 입양 보내기 전 제작진은 병원을 찾아 은비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그 결과 노령성 질환은 별로 없고 건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작은 종양과 함께 자궁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수의사는 "다행인 것 같다. 지금 발견해서 수술을 하면 무사하게 살 수 있다"라며 1시간에 걸친 수술을 시작했다. 수술을 마친 후 수의사는 "무사히 잘 끝났다. 좋은 보호자를 만나면 훨씬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방송과 SNS를 통해 은비의 사연이 소개되고 많은 이들이 은비의 가족이 되겠다고 연락을 주었다. 그리고 고심 끝에 은비의 가족이 될 가족을 찾았다.

몇 해 전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으로 힘들어했던 아주머니는 "헤어지고 나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었다"라며 은비에게 먼저 보낸 아이들에게 주지 못했던 사랑을 더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입양 전 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가족이 될 준비를 한 은비. 그리고 드디어 입양 날이 되었다.

은비는 그새 가족들과 정이 쌓였는지 익숙한 듯 집구석 구석을 돌아다니고 가족들에게는 꼬리까지 흔들었다. 이 모습을 본 새로운 은비의 가족은 안심하며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상 통화로 오랜만에 은비를 보게 된 할머니. 할머니는 "감사합니다. 뭐라고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고마워했다. 이에 입양자는 "제가 잘 키울게요. 그러니까 은비에 대해서는 걱정을 다 내려놓으세요"라고 안심시켰다.

그러자 할머니는 "은비야 엄마야, 고생 많이 했지? 엄마 말 잘 듣고 살아라. 사랑받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은비와 입양자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입양자는 은비에게 "은비도 알지? 네가 행복해야 할머니도 행복하실 거야"라며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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