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2019 극장 관객 수 역대 최고…스크린 독과점도 가장 심각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3 13:18 수정 2020.02.13 13:44 조회 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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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19년 극장 관객 수와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극장 관객 수 2억 2668만 명, 매출액 1조 9140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3년 이후 극장 관객 수는 2억 1천만 명 대에 머물러있었는데, 시장 정체기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2019년 결국 2억 2천만 명 대를 돌파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51.0%로 9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보다 많았으며, 한국영화 매출액은 97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는 4.37회로 IHS Markit 자료에 따르면 세계 1위 아이슬란드의 4.32회를 넘어서며 세계 1위 수준을 굳건히 다졌다.

기생충

◆ 2019 흥행 1위는 '극한직업'...사상 최초 천만 영화 5편

2019년 박스오피스 1위는 '극한직업'으로 1,627만 명, 2위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1,393만 명, 3위는 '겨울왕국 2'으로 1,337만 명, 4위는 '알라딘'으로 1,255만 명, 5위는 '기생충'으로 1,009만 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천만 영화 5편이 탄생했다.

이 중 디즈니 작품이 3편인데 디즈니는 배급사 관객 점유율 27.3%로 외국 배급사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천만 영화를 2편 배출하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다섯 편이나 이름을 올린 CJ ENM으로 관객 점유율 22.7%를 기록했다. 전년도 1위였던 롯데는 7.9%의 관객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다

2019년은 성수기와 비수기를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나눠가지는 흥행 패턴이 뚜렷해지며 전통적으로 구분되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모호해졌는데 한국영화는 설 연휴, 여름 성수기, 추석 연휴, 크리스마스 시즌에 관객 수가 많았고, 외국영화는 마블 영화가 개봉한 4월, 11월 등 기존 비수기로 구분되었던 봄·가을 시즌에 관객 수가 많았다. 요일별 관객 점유율은 토요일 23.8%, 일요일 21.5%, 수요일 13.3% 순이었고, 장르별 관객 점유율은 액션 23.8%, 드라마 14.3%, 코미디 13.8% 순이었다.

어벤져스

◆ 스크린 독과점, 역대급으로 심화

2019년 영화 상영 배중의 편중 현상(스크린 독과점)은 역대급으로 심화됐다. 일별 상영 점유율을 평균해 보면 1위가 35.8%, 2위가 20.0%, 3위가 13.4%로 단 3편의 영화가 하루 상영 횟수의 약 70%를 차지했다.

1년 365일 중 일별 상영 점유율 1위 영화가 80%를 넘은 날이 총 13일, 70%를 넘은 날은 총 9일이었다. 60%를 넘은 날은 총 26일로 2017년 3일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극장 흥행의 관객 쏠림 현상 역시 역대급을 나타냈다. 극장 흥행 1위 영화의 매출 점유율이 7.5%, 상위 10위까지의 누적 점유율은 46.2%로 전년 대비 10.9%p 증가했으며, 상위 30위까지는 73.5%로 박스오피스 상위 30편이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영화 시장으로만 보면 1위 영화의 점유율이 14.5%, 상위 10위까지의 누적 점유율은 57.3%에 달한다.

2019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 디지털 온라인, 해외)매출 총 2조 5093억 원 중 디지털 온라인시장 매출은 509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0.3%를 차지하며 최초로 영화산업 주요 매출 20% 대를 진입했다.

◆ OTT 시장 급성장 '대세'

디지털 온라인 시장은 TV VOD와 인터넷 VOD, DVD 및 블루레이 모든 영역에서 매출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TV VOD 시장 매출규모는 4059 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9.7%를 차지하긴 했으나 2.9% 성장에 그쳐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인터넷 VOD 시장 매출 규모는 9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는데, 그중 OTT서비스(영화 부문) 매출이 7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7% 증가하며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2019년은 구독형 서비스로의 콘텐츠 소비문화 확산과 국내외 OTT서비스 간 경쟁상황이 본격화된 원년으로 향후 OTT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 매출은 감소…한한령 여파

2019년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총액은 7378만 달러로 전년 대비 8.2% 하락했다. 이는 중국의 한한령에 따른 중국향 완성작 및 서비스 수출의 하락과 함께 '홍콩시위' 악재로 홍콩 대상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완성작 수출은 대만이 2018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는데 그밖에 일본, 싱가포르,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한 아시아의 비중이 72.3%에 달해서, 아시아가 한국영화의 절대적인 소비시장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술서비스 수출은 중국향 기술수출의 부진으로 2018년 전년 대비 49.6% 급감한 것에 이어 2019년에도 46%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에 의존하는 기술서비스 수출 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 상업영화 수익률 상승했지만…빈익빈 부익부 심각

상업영화 45편의 평균 수익률은 5.9%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도에 수익률 –4.8%로 7년 만에 적자를 보였다가 1년 만에 다시 흑자 수익률로 돌아선 수치이다. 그러나 이 중 손익분기점 600% 이상을 상회하며 역대급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매출액 1위 영화를 제외하면 상업영화 44편의 평균 수익률은 –8.1%까지 뚝 떨어진다.

상업영화 중에서도 중급 규모인 50억 원 이상~80억 원 미만 작품 16편의 수익률이 36.9%로 가장 높았다. 이들 중급 규모 영화들은 장르적 다양성을 담보로 비교적 골고루 흥행하며 전년도에 이어 한국 영화산업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반면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150억 원 미만의 수익률은 14.5%(2018년 –48.3%), 150억 원 이상은 –15.6%(2018년 8.3%)로 전년 대비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 고예산 영화의 수익률이 올라가긴 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품의 손실률이 워낙 컸기 때문에 201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벌새

◆ 독립영화는 외면했다…5년간 가장 낮은 수치

2019년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8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전체 관객 수의 3.6%에 불과하며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로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총 121편의 관객 수는 2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1.9% 증가하긴 했으나 2018년에 전년 대비 47.9% 급감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정도이다.

더욱이 전체 독립·예술영화 1위를 차지한 '항거: 유관순 이야기' 1편이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의 40%인 116만 명을 동원하여 독립예술영화 안에서도 관객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대기업 자본이 투입된 엄밀한 의미에서는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2019년 한국 독립영화 관객 수 확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벌새'(14만 4천 명), '우리집'(5만 6천 명), '메기'(3만 8천 명), '윤희에게'(11만 7천 명) 등 여성 감독·여성 서사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외국영화로는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그린 북'(미국, 43만 5천 명)이 전체 독립·예술영화 2위를 차지했다. 또한 2019년 재개봉한 '이웃집 토토로'는 16만 3천 명을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가장

◆ 여성감독의 약진…박스오피스 상위 10위 중 3편

2019년 개봉작 중 174편의 헤드 스태프 여성 참여율을 분석한 결과 여성감독은 27명(14.1%), 여성 제작자는 52명(22.9%), 여성 프로듀서는 58명(26.9%), 여성 주연은 63명(37.3%), 여성 각본가는 54명(25.8%), 여성 촬영감독은 12명(6.2%)으로, 프로듀서(-1.2%p)와 주연(-0.5%p)을 제외하고는 2018년보다 모두 소폭 상승했다.

순제작비 30억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감독이 2018년 단 1명(2.5%)에서 2019년 5명(10.2%)로 증가했으며, 이들 5명의 연출작 모두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권 내에 올랐으며 이 중 3명의 연출작('돈', '말모이', '가장 보통의 연애')은 10위 권 내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성 주연 영화는 2018년 6명(15.0%)에서 2019년 8명(17.8%)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13편(43.3%), 캐릭터 분석 결과 여성 캐릭터 연령대는 30대(33.3%), 20대(30.0%)인 반면 남성 캐릭터의 연령대는 10대가 한 명도 없었던 반면 40대(53.7%), 30대(26.7%)로 나타났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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