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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싱글맘 치타의 성장기"…'라이프 오브 사만다', 역대급 다큐가 온다

강선애 기자 작성 2019.11.18 17:11 수정 2019.11.22 13:43 조회 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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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싱글맘' 치타의 모성애와 성장기를 다룬 영화 같은 다큐멘터리가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오는 24일 첫 방송하는 SBS 창사특집 4부작 다큐멘터리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초원에 살고 있는 싱글맘 치타 '사만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연 다큐멘터리에 영화적 서사구조를 더한 국내 최초 '시네마틱 자연다큐'다.

'시네마틱 자연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2017년 큰 화제를 일으켰던 SBS스페셜 'THE람쥐' 제작진이 만드는 새로운 자연다 큐멘터리다. 'THE람쥐'의 연출을 맡았던 주시평 PD가 주축이 되어 실제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암컷 치타의 삶을 바탕으로 각색한 한 편의 다큐 영화 '라이프 오브 사만다'를 만들었다. 여기에 김형석 작곡가가 음악감독을 맡고, 배우 김남길이 '꿀보이스' 내레이션으로 다큐의 감동을 더했다.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메가박스에서 김민형 SBS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라이프 오브 사만다'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먼저 남상문 SBS 시사교양 본부장은 "제작진이 2년 가까이 고생한 작품이니 많이들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박상욱 CP는 "자연다큐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생태 위주의 자연다큐를 넘어서 스토리를 통해, 그 스토리가 갖고 있는 힘에도 빠져주시면 좋겠다"며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사만다의 삶을 통해 시청자가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라이프오브사만다

▲ 왜 암컷 치타 '사만다'인가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제작진이 3개월간 아프리카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 1년이 넘는 제작기간을 거쳐 마침내 시청자 앞에 선보이게 됐다. 연출을 맡은 주시평 PD는 "기존의 외국 다큐들이 강자의 시선에서 약육강식, 강자의 시선을 다뤘다면, 약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싶었다. 또 그동안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서양인의 시선에서 아프리카의 모습을 찍어 우리가 봤다면, 한국적 시선에서 우리가 직접 보는 모습을 시청자에 전달하고자 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주인공인 암컷 치타 사만다는 '치타'라는 이름에서 오는 강인함과 거리가 멀다. 세 마리 새끼들을 사자와 하이에나와 같은 천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심지어 같은 종족인 수컷 치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약한 존재로 그려진다.

라이프오브사만다

주 PD는 "치타가 맹수고 빠르고 싸움도 잘할 거 같고, 외국 다큐를 보면 치타가 아주 사납게 사냥하는 장면만 나오는데, 현지에서 실제로 본 치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 전혀 다르더라. 반전 매력이 있었다. 그 지점에서 저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 스태프들이 모두 점점 치타의 깊은 매력에 빠졌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암컷' 치타를 주제로 잡은 것에 대해 주 PD는 "치타 수컷은 종족 번식만 하고 떠나고, 출산 육아 독립까지 모든 과정을 암컷 혼자 하더라. 아직도 그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숙명적으로 암컷 치타는 싱글맘의 운명을 살 수밖에 없다. 그 지점에서 암컷 치타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현지에서 오랫동안 치타를 관찰해 온 리서처(연구원)를 통해 치타 사만다의 삶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재 사만다의 새끼들이 생후 6개월이 됐고, 그전에 낳았던 새끼들은 그 정도까지 키우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주 PD는 "그런 히스토리를 들으니까 사만다에 대해 감정 이입을 하게 됐다"며 "결국에는 측은지심이었다. 착한 엄마한테 제작진이 몽땅 마음을 뺏겼다"며 사만다의 모성애에 감동받았던 사연도 털어놨다.

라이프오브사만다

▲ 매일 사만다 찾기.. 충분히 가치 있었던 고생

'라이프 오브 사만다' 제작진은 아프리카 현지 촬영 당시,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해가 떠있을 때만 촬영이 가능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해가 뜰 때면 사만다가 어디 있는지 찾으러 다니는 게 일이었다.

막내 연출자 조상연 PD는 "저희가 찍는 건 치타가 아닌 사만다였다. 매일 사만다를 찾는 게 어려웠다. 밤에는 저희가 움직일 수 없어, 자고 일어나면 매일 사만다를 찾았다. 10년 전에 핸드폰 없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해가 뜰 무렵에 지정된 약속 장소에 가서 무작정 기다리고 찾는 수밖에 없었다. 혹여나 사만다가 천적인 사자나 하이에나를 피해 수풀 속에 들어가 있으면 찾기가 어려웠다. 저희의 가장 큰 불안은, '내일 사만다를 못 찾으면 어쩌나'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만다가 4~5일 사라졌던 일도 있다. 조 PD는 "그 땐 '무슨 일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찾으니 더 설렜다"며 "해외 다큐에서는 GPS를 달기도 한다는데, 저희는 동물들을 괴롭히지 말자는 생각이었기에 GPS는 생각도 못했다. 친구 만나듯이, 샅샅이 뒤져 찾곤 했다. 그런 장면이 프리퀄 방송에 다 나온다"라고 귀띔했다.

조용히 사만다의 뒤를 쫓기 위해 제작진은 몇 시간이고 작은 차 안에 갇혀 촬영을 이어가야만 했다. 조PD는 "아프리카 마사이마라 차 안에서만 계속 촬영했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 식사, 아플 때, 정말 고생이 많았다"면서도 "그래도 완성된 다큐 영상을 보니 고생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거 같다"며 뿌듯해했다.

라이프오브사만다

▲ 김남길 내레이션, 김형석 음악감독.. 다큐 퀄리티 높였다

이날 현장에는 음악감독을 맡은 김형석도 함께 했다. 그는 "처음 영상을 보며 진한 감동이 있는, 새끼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우리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입을 해도 이해가 되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 여러분도 저처럼 많은 감동을 받으시리라 믿는다"며 처음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영상을 봤을 때의 감동을 전했다.

이어 그는 "치타가 내가 생각한 치타가 아니더라. 혼자 새끼를 키우고, 사납기만 한 줄 알았는데 겁도 많고 조심성도 많고. 사자인 줄 알았는데 토끼 같은 느낌이었다"며 "냉혹한 자연에서 새끼 셋을 키우는 치타의 감정이 뭘까를 음악적으로 고민했다. 마이너와 메이저가 섞여있는, 음악이 너무 슬퍼도 너무 밝아도 안 될 거 같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치타의 마음을 우리가 음악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고민했던 부분을 밝혔다.

이번 다큐의 내레이션은 앞서 '아마존의 눈물' 등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김남길이 참여했다. 주시평 PD는 "김남길 씨와 실제로 내레이션 작업을 해보니, 팬들이 그를 '꿀보이스'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그 말에 100%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뭐라 따로 디렉팅을 할 필요가 없었다. 남길 씨 목소리 자체가 너무 좋았다"라며 큰 만족감을 전했다.

또 주 PD는 "살짝 스포를 하자면, 다음 주 토요일 방송분에 사만다가 정말 절박한 심정에 새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혼자 위험하게 사냥에 나서는 신이 있다. 그 신에서 김남길 씨가 서술 끝 부분에 톤을 올리듯 내리듯 하는 묘한 맛이 있더라. 그게 제일 생각나는 장면이다"라며 김남길과의 공동 작업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설명했다.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총 4부작으로, 오는 24일 일요일 밤 11시 '1부 프리퀄 Jambo Africa', 29일 금요일 밤 10시 '2부 Life is not easy', 30일 토요일 밤 10시 '3부 Never give up', 12월 1일 일요일 밤 11시 '4부 메이킹 Remember me'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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