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유지태, '살인마 잭의 집' 1분 출연 왜?…라스 폰 트리에라면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2.15 13:43 수정 2019.02.15 14:11 조회 7,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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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유지태가 덴마크 거장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15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살인마 잭의 집'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거장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이자 7년 만의 칸영화제 귀환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살인마 잭의 집'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며 이를 예술이라 믿는 자칭 '교양 살인마' 잭(맷 딜런)이 저지른 다섯 개의 범죄에 대한 고백을 따라가는 스릴러 영화다.

충격의 2시간 30분이었다. "살인은 완벽한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주인공의 핏빛 폭력은 비명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경악스러웠다.

살인마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영화 후반부 등장한 유지태였다. 유지태는 잭이 시신을 모으는 냉동 창고에 갇힌 남자로 등장했다. 분량으로 치면 1분 남짓이었다. 유지태는 "춥다"는 영어 대사를 반복하며 공포에 질린 연기를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줬다.

유지태와 라스 폰 트리에의 만남은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이 캐스팅은 라스 폰 트리에의 전작 '님포매니악'을 수입한 엣나인필름과 영화 해외 세일즈사인 트러스트노르디스크가 제작사에 제안을 하면서 성사됐다.

촬영은 2017년 3월 말 스웨덴에서 이뤄졌다. 유지태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비록 카메오 출연이지만 인생에 특별하고 값진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살인마 잭의 집'은 "역시 라스 폰 트리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영화다.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돼 상영됐을 당시 20여 분만에 100여 명의 관객이 야유를 보내며 중도 퇴장한 바 있다. 일부 기자들의 호들갑이 아니었다.

매 작품 새롭고 놀라운 영화를 내놓는 감독이지만 이번 영화가 선사하는 충격은 또 달랐다. 살인마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기에 자칫 살인을 미화하고 살인마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전개였다. 하지만 에필로그에 이르러 감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물에게 윤리적 질문을 던지고 단죄한다.

이른바 '칸의 총아'로 불렸던 거장들이 최근 대중적 노선을 선택한 것과 달리 라스 폰 트리에는 전보다 더 파격적인 연출을 구사하며 '문제적 인물'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살인마

라스 폰 트리에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1996년 '브레이킹 더 웨이브'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2000년 '어둠속의 댄서'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최근에는 '안티 크라이스트', '님포매니악' 시리즈 등의 작품을 통해 반기독교, 섹스 중독자 등의 파격 소재를 다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살인마 잭의 집'은 감독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라스 폰 트리에는 2011년 영화 '멜랑꼴리아'로 칸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히틀러를 이해하고 조금은 공감한다"라는 발언으로 칸에서 퇴출됐다. '살인마 잭의 집'으로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7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는 오는 2월 21일 국내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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