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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안재형♥자오즈민 '세기의 사랑'···"도박처럼 내 인생 걸었다"

작성 2026.07.24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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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사랑에 도박처럼 인생 걸었다"

2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세기의 사랑 - 안재형♥자오즈민'이라는 부제로 현실의 벽을 넘어선 두 사람의 사랑을 조명했다.

전 탁구 국가대표 안재형은 1980년대, 당대 최고의 스타 선수였던 중국의 자오즈민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떨리던 만남에 안재형은 자오즈민이 자주 하던 동작을 따라 하며 미소를 보냈고 만날 때마다 반복되던 그의 플러팅에 어느 순간 자오즈민도 그에게 미소를 보냈다.

운명처럼 가까워진 두 사람. 두 사람은 편지로 서로의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미수교 상태로 공식적 교류도 제한적이었다. 특히 6.25 전쟁 때 서로 총을 겨눈 사이였던 중국은 북한만큼 멀고 조심스러운 나라로 전화나 편지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식조차 모르고 반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두 사람. 안재형은 국어사전 속 한자를 적어가며 자오즈민과 필담을 나눴다. 안재형보다 2살 연상이었던 자오즈민. 안재형은 그에게 어려 보이고 싶지 않은 생각에 자신을 그보다 1살 많은 연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감정이 쌓이는 가운데 또다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이에 안재형은 국제 대회에서 다른 중국 선수들을 통해 자오즈민에게 전하는 편지를 전달하고, 또 다른 국제 대회에서는 다른 중국 선수가 자오즈민이 보낸 선물을 안재형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읽을 수 없는 자오즈민의 편지. 이에 안재형은 하루 종일 중국어 테이프를 틀어두며 중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 중국어 공부만큼 탁구도 열심히 했다. 자오즈민과 만나기 위해서는 세계 탁구가 평가하는 선수가 되어야 했기 때문.

그 후 1986년 아시안게임 탁구 국가대표 최종 5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재형. 자오즈민도 중국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드디어 두 사람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그리고 안재형의 활약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 탁구 국가대표팀. 역대급 중공 장성의 라인업에 맞서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 중심에는 안재형이 있었다. 이에 안재형은 하루아침에 세계에 이름 석자를 새겼다.

자오즈민도 금메달을 획득하고 다시 만난 두 사람. 두 사람은 처음과 달리 서로에게 축하 인사를 직접 전하고 서툴지만 자신들의 마음도 전했다. 그리고 안재형은 자오즈민이 마음에 들어 하던 한국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선물했다.

자오즈민과 처음 만난 지 2년 만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안재형. 만나면 곧 또 헤어져야 하는 날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안재형은 자신의 마음을 담은 고백 편지를 자오즈민에게 보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라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당신을 좋아하게 됐는지 믿어지지 않는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를 잊지 말아요. 나도 당신을 잊지 않을게요"라는 진심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자오즈민은 안재형의 포스터가 붙은 자신의 숙소 사진으로 자신의 마음을 대신했다.

그렇게 1986년 가을,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문제의 시작이었다. 당시 두 사람의 사랑은 사랑만으로 넘기 힘든 현실의 벽이 가로막고 있었던 것.

그리고 1987년 1월, 생각지도 못한 사건 벌어졌다. 일본의 한 신문사에서 두 사람의 열애설을 터뜨린 것. 안재형이 준 트레이닝복을 입은 자오즈민의 사진이 공개되었고 이에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들이 두 사람을 주목했다.

결국 두 사람은 언론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부정했고, 만나도 서로를 못 본 체해야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진심이 아니었다. 서로가 곤란한 상황이 될까 두려워 거짓으로 이별을 말했던 것.

깊어지는 마음만큼 높아지는 현실의 벽에 안재형은 국가대표 주치의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재형의 마음을 응원하고 있던 주치의는 순수한 마음으로 둘의 사랑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이에 두 사람은 비밀 연애를 이어갔다. 또한 서로의 부모님과 만나며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무렵, 보도된 두 사람의 결혼설. 안재형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직접 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자오즈민과의 결혼설을 부인했다.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

하지만 이후에도 안재형은 자오즈민과의 결혼을 계속 생각했고 스웨덴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혼인 신고를 계획했다. 극비리에 진행된 결혼. 이에 자오즈민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이 택한 것은 사랑.

자오즈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좋아하니까 이런 기회와 사랑을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도박처럼 제 인생을 걸었다"라고 말했다.

1989년 10월 19일 부부가 된 두 사람. 그런데 그 무렵 세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변화가 찾아온 것.

그리고 불가능한 두 사람의 결혼, 두 사람의 관계는 두 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북방 정책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촉매제가 되었다.

높은 이념의 장벽을 넘어 이뤄진 사랑으로 두 사람은 1989년 12월 22일,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올림픽 공원에서 한국 전통 혼례를 올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은 국경과 이념의 장벽을 넘어선 세기의 사랑으로 영원히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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