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에디터] 그림자를 쫓는 스파이들의 추격전을 추적했다.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스파이전쟁 - 흑백의 전장: 그림자를 쫓는 자들'라는 부제로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국정원 요원들의 숨 막히는 스파이 추격전과 경찰청의 방첩 수사에 대한 것들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연구원으로 신분을 위장한 한 국가의 블랙 요원 X를 추적했다. 그가 왜 대한민국에 들어왔으며 그의 비밀 임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국정원 방첩 요원들의 작전에 제작진이 동행한 것.
앞서 전대미문의 기밀 유출 사건이 일어났다. 대사관 공관으로 들어온 A국의 화이트 요원이 우리나라 군정보기관 출신의 인물 김 씨와 만난 것. 그리고 김 씨는 금전을 받고 군사 기밀을 거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요원들의 명단까지 유출되어 충격을 안겼다.
국정원은 다양한 위장 거점까지 설치해 운영하며 김 씨의 동선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의 군 정보기관 후배이자 당시 현직 정보 요원이던 박 씨와 접선하는 것에 주목했다.
자신의 정체 감추는데 능숙했던 김 씨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박 씨와 접선했다. 그리고 박 씨는 부대 내에서 몰래 촬영한 군사 기밀을 휴대폰에 담아 김 씨에게 전달했고 김 씨는 이를 노트에 옮겨 적은 뒤 곧바로 흔적을 지웠다.
그렇게 모은 군사 기밀을 A국 공관원에게 금품을 받고 내어줬다. 5년간 현직 정보요원 박 씨에게 받은 군사 기밀 수백 건을 A국 공관원에게 넘겨온 김 씨.
특히 그는 2016년 B국에서 활동 중인 군 정보기관 블랙요원 명단을 B국 정보기관에 넘기기도 했다. 이에 심각성을 알게 된 국정원은 요원들의 안전 확인 후 군가 기밀을 유출한 박 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통상 공작 보안 때문에 파면 같은 징계 정도로 끝나는 상황에서 박 씨는 징계에 불복했고, 항고와 재항고 끝에 수사가 의뢰되었다. 그리고 결국 박 씨는 일반이적과 군사기밀보호법위반 등으로 징역 4년에 벌금 천만 원 형을 받았다.
그리고 김 씨는 뇌물 공여죄까지 더 해져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국정원은 A국을 대상으로 항의했고 이에 A국 공관원 2명이 자진 퇴거했다. 그런데 김 씨가 군사 기밀을 넘기고 받은 돈은 5년간 고작 670만 원에 불과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김 씨는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로 훈장도 수여받은 인물. 그는 퇴직 후 정보활동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김 씨를 직접 만나 금전 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물었다. 억울하지만 말을 아끼고 있다는 김 씨는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 인사치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정보활동을 해오던 중 자신의 신변이 위험해져 어쩔 수 없이 군사 기밀을 넘겼을 뿐이라며 국가가 자신의 공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유출된 것 중에 블랙요원 명단이 있다. 양국 다 대사관 중심이나 무관 중심으로 스파이망이 구축되는데 명단이 넘어가면 정보망이 붕괴 것이다. 치명적인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많은 정보요원들이 정보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전문가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외국 정보기관들이 전초기지라고 보는 성향 강하다"라며 "주변국과 북한의 정보를 다 수집할 수 있고,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데서 활동하는 것보다 그것들 제지하는 것들이 없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스파이들이 들어와 있다"라며 "전직 외교관이 그런 말을 하더라, 대한민국에서 활동 중인 요원들이 한 30만 명 되지 않을까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전문가는 "신호 정보인 시긴트는 당장 현장에 들어가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대북 휴민트(인간 정보) 정보는 한국이 가장 많다"라고 많은 요원들이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휴민트를 꼽았다.
실제로 다양한 국가에서 휴민트 제안을 받는 탈북민들.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는 국가들이 적게는 몇 만 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 원을 주며 북한의 정보를 사고 있었던 것.
실제로 북한 국경, 접경지대에 있는 이들과 중국 메신저로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중국 휴대전화로 중국 기지국을 통해 대한민국에 연락해오고 있다고.
이날 방송에서는 산업 기술 유출을 좇는 요원들의 모습도 그려졌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기술을 가지고 국외로 도주하는 인물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반도체 개발 회사에서 캐필러리 장비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국외로 도주하는 직원이 있다며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출국이 50분 남은 상황에서 바로 공항으로 달려간 수사대가 피의자를 검거한 것.
산업 스파이 사건에서 최초로 영장 없이 체포된 피의자는 이후 조사에서 기술을 유출했다고 보이는 정황과 공범까지 적발되며 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2020년 산업 기술 유출로 적잖은 피해를 입은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들에게 VOC를 듣는 과정에서 "퇴직자들이 나가서 회사를 차리고 반도체 세정 설비를 똑같이 만들어 국외에 판매하고 있다"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에 곧바로 국정원에 신고했다고 했다.
2014년 세계 최초 개발한 반도체 세정 설비는 국가 핵심 기술로 인정받았던 것.
혐의자는 퇴사 후 반도체 장비업체를 설립, 국외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시도하였다가 실패했고 그 이후 피해기 업의 기술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고 했고 피해 기업 전직 직원뿐만 아니라 피해 기업과 기밀 유지 협약을 맺고 기술 자료를 공유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영입했다고.
유출 경로와 범위가 특정된 후 조사를 통해 혐의자들이 유출한 기술로 시제품 생산, 경잭국 업체에 수출하고 한 외국 업체에 세정장비 기술을 넘기면서 현지에 합작법인 설립을 의도한 정황까지 확인되어 혐의자는 징역 10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혐의자의 형은 "설비를 만들어 판매한 게 어떻게 기술 유출이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국가에서 국가핵심기술이라고 지정하면 해외에 수출하거나 기업 인수, 합병을 하거나 할 때 다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혐의자는 그것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미 공군이 주둔하고 있던 수원 공군 기지를 망원 렌즈로 촬영하는 중국 고등학생들을 목격했다는 한 주민. 그의 신고로 이들은 체포되었다.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군 공항을 돌아다니며 찍은 전투기 사진 수백 장이 들어있던 그들의 카메라. 그리고 이들은 고등학생이라고 믿기 어려운 침착한 모습으로 조사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가방에는 카메라뿐만 아니라 소형 무전기도 들어있었다.
혐의자들은 비행기 기장들이 평소 무전 교신을 할 때 주파수를 맞추면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가져온 것이라 주장했지만 수사 당국은 현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물리적 전쟁 이외에 하이브리드 전이라든가 이러한 형태의 한 부분으로 보인다며 "저강도 정보활동"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이들에 대해서 외국인 일반이적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이 나며 실형 선고를 받았다.
일반인이나 청소년들을 일회용 스파이로 활용하는 영향력 공작.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 본토에서 가짜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중국 정부의 선전 활동을 도운 혐의로 미국의 한 부촌 시장을 체포했다. 그가 벌인 일이 바로 영향력 공작이었던 것.
마지막으로 요원들은 "국민들이 눈과 귀가 되어 주고 관심을 기울여 주면 스스로의 안전을 국민 스스로가 지킬 수 있다"라며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그리고 국정원 국가 방첩 정보관은 "국가 안보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겠다"라는 다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