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매니저 갑질 논란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에 휩싸여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그가 고정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박나래 지우기'에 나섰다.
박나래가 9년 넘게 고정 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는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제작진은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포함한 내부 논의를 신중히 이어왔다. 사안의 엄중함과 박나래 씨의 활동 중단 의사를 고려하여, 제작진은 박나래 씨의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박나래가 2018년부터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인 tvN '놀라운 토요일' 제작진도 이날 "박나래의 방송 중단 의사를 존중하며, 이후 진행되는 녹화부터 함께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MBC 예능 '구해줘! 홈즈' 측 역시 "박나래가 하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제작진은 박나래의 출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촬영된 사전 분량에 대해서는 최대한 편집할 예정"이라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박나래가 고정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가운데, 아직 첫 방송을 시작하지 않은 MBC 신규 예능 '나도신나'는 제작 자체가 중단됐다.
제작진은 "내년 1월 방송 예정이었던 '나도신나'는 출연자 박나래 측의 활동 중단 및 하차 의사를 존중하여, 논의 끝에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알렸다.
'나도신나'는 연예계 소문난 19년 지기 절친 박나래, 장도연, 신기루, 허안나가 떠나는 리얼 여행 버라이어티다. 프로그램명을 네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을 만큼 절친인 이들의 티키타카가 중요한 예능이다. '나도신나'는 이미 몇 차례 녹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갑작스러운 박나래 논란과 방송 활동 중단으로 인해 촬영된 분량을 폐기 처분할 위기에 처했다.
이밖에도 박나래는 '팜유' 전현무, 이장우와 함께 하는 MBC 신규 예능 '팜유트립', 디즈니+ 신규 예능 '운명전쟁49' 등의 출연도 앞두고 있었다. 이에 박나래의 활동 중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들도 출연진 구성이나 편성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은 최근 박나래를 폭언·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갑질' 의혹을 제기했고, 박나래가 이른바 '주사이모'라고 불리는 사람으로부터 불법 의료 및 대리처방을 받았다는 주장까지 더해 논란이 커졌다. 이에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들이 근거 없는 주장을 들며 "회사의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다"면서 공갈 혐의로 고소했고, 횡령 혐의로도 고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주사이모'에 대해서는 "면허가 있는 의사에게서 영양제를 맞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가운데, 8일 박나래는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갈등 봉합 가능성을 전했다. 하지만 박나래는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했다"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