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미국판 살인의 추억,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그놈의 정체는?
22일 방송된 SBS '과몰입 인생사 시즌2'(이하 '과몰입 인생사2')에서는 미국판 살인의 추억, 연쇄 살인범 BTK를 잡기 위한 한 베테랑 형사의 인생에 과몰입했다.
2004년 미국 위치타 경찰서의 레이 형사는 의문의 사진을 받았다. 누워있는 사람과 정체불명의 표식이 그려진 폴라로이드 사진. 이를 본 레이 형사는 그놈이 돌아왔다고 직감했다.
살인 직후 촬영된 이 사진을 보낸 이는 바로 연쇄 살인범 BTK. 그는 스스로 자신에게 이런 닉네임을 붙였던 것.
BTK란 묶고 고문하고 죽인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던 것. 그는 피해자의 온몸을 결박한 후 극한의 고통을 느끼도록 고문하여 살해했다.
1974년~1991년까지 17년간 무려 10명을 살해하고 감쪽 같이 사라졌던 BTK가 다시 나타난 것. 그리고 이는 연쇄 살인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
1974년 일가족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피해자 중 한 명인 아이는 교수형에 처한 것 같은 모습으로 지하실 배관에 묶여있었다. 또한 시신 주변으로 남성의 체액이 뿌려져 있어 충격을 안겼다.
당시 DNA 감식은 불가했기에 혈액형만이 유일한 단서였고 이에 BTK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연이어 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들은 모두 나체 상태로 결박된 채 살해되었다. 그리고 BTK는 자신이 탐정이라며 BTK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피해자의 집에 들이닥쳐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무려 3건의 사건이 추가로 일어났고 그럼에도 경찰은 비밀 수사를 유지했다. 그러자 얼마 후 신문에 이런 글이 실렸다. "신문에 내 이름이 오르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합니까? 당신이 그 불행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이라는 메시지를 BTK라는 이름으로 보낸 것.
그렇게 살인범 BTK 스스로가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에 경찰을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그리고 얼마 후 한 통의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 특정 장소로 가면 시체가 한 구 있을 것이며 피해자는 낸시 폭스라는 것. 이는 BTK가 직접 살인을 신고한 것이었다.
경찰은 서둘러 그가 말한 장소로 갔고 그곳에서 그가 말한 그대로 낸시 폭스의 시신을 발견했다.
게임처럼 살인을 즐긴 BTK. 이에 사람들의 공포감은 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귀가 전 전화선이 끊어져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루틴이었다.
피해자들의 집에는 모두 전화선이 끊어져있었던 공통점이 있었고, 이에 여성들은 자신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 전화선이 끊어져있는지 확인했던 것.
그리고 이런 행동 때문에 목숨을 건진 이가 있었다. 애나는 어느 날 귀가하던 중간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가지 않자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과 함께 도착한 집에는 밧줄, 철사, 속옷, 벨트 뭉치들이 발견됐다. 그리고 얼마 후 도착한 편지에는 BTK가 작성한 애나의 살인 매뉴얼이 적혀있어 애나를 경악하게 했다.
BTK는 살인을 거듭하며 어느새 피해자는 10명이 되었지만 수사는 계속 답보 상태였다.
사건이 미궁에 빠지던 그때 이 마을에 살고 있던 한 여성은 두려움에 떨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그의 남편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여성은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다. 자신의 남편이 화장실 문에 밧줄을 걸어서 자기 목을 조이면서 웃고 있었던 것. 그는 스스로 묶고 결박하고 질식이 가까운 순간에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자기 색정 성도착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여성은 남편의 이런 모습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고 심리 치료를 권하고 함께 이겨내자고 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TV를 보던 여성. TV에서 낸시 폭스를 살해한 BTK가 경찰에게 자신을 신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 이를 들은 여성은 남편과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하는 마음으로 채널을 돌려버렸다. 그리고 이 남성은 BTK였다.
가정을 꾸리고 슬하에 자녀도 있었던 BTK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얼굴을 하고 살고 있었던 것. 그 후 BTK는 스스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2004년 어떻게든 BTK를 잡고자 한 레이와 경찰들은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진 BTK 맞춤형 광고를 신문에 실으며 언론 플레이를 시작했다.
또한 BTK 사건 30주기 특집 기사를 실었고 이에 미제사건과 BTK의 유산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 특히 기사에서는 요즘 대학생들은 "아무도 BTK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문구로 그를 자극했다.
스스로 레전드 연쇄살인마, 살인범이 존경하는 살인범, 세기의 악마라고 생각했을 BTK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고 살인 현장 사진을 자신의 표식과 함께 보낸 것.
DNA 분석 기술 활용이 가능해진 2004년의 경찰들은 그가 사진에 남긴 DNA와 사건 현장에 남긴 DNA를 대조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진에서는 아무런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경찰들을 탄식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던 그때 그의 또 다른 활동이 포착되었다. 곳곳에 시리얼 박스를 두고 갔는데 그 안에는 첫 번째 사건의 피해자를 본뜬 인형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혼자 살고 있는 또 다른 여자를 발견했다는 메모까지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에 경찰은 시리얼 박스를 두고 간 사람을 추적했고 CCTV 영상을 통해 의문의 차량을 포착했다. 번호판은 식별이 불가했지만 차량의 차종만은 확인한 것.
그리고 이후 경찰에는 "이건 테스트야"라는 파일이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했고 삭제된 기록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삭제된 기록은 특정 교회와 관련된 문서로 작정사 이름은 데니스 레이더, 그 교회의 집사였다.
곧바로 데니스의 집을 찾아간 경찰들. 그리고 이들은 그의 차고에서 CCTV 영상에서 보았던 그 차량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때 상부에서 체포를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검찰은 그에 대한 압수 수색과 체포를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
경찰들은 고민했지만 체포를 포기하고 그대로 철수했다. 이에 레이 형사는 "BTK는 이전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누가 자신의 집에 DNA를 채취하러 온다면 집에 전선을 연결해 뒀고 집 전체를 폭파할 거라며 설계도를 보내줬었다"라며 그의 DNA를 채취하기 위해 섣불리 접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경찰들은 DNA 감식을 위한 묘수를 떠올렸다. 그의 자녀 DNA를 대조하기로 한 것.
레이 형사는 그의 딸이 캔자스 주립대 출신인 걸 알게 되었고 이에 직접 그의 딸의 기록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검사 결과가 도착했고 현장에 남아있던 DNA와 데니스의 딸 DNA가 99.99%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평범하디 평범해 보였던 데니스 레이더가 BTK였던 것. 곧바로 BTK를 검거했다.
BTK는 체포되는 순간 레이 형사를 향해 "아내에게 점심 먹으러 못 간다고 전해줄래요"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마침내 감옥으로 향하게 된 BTK. 그는 스스로 자신이 BTK임을 밝히고 10명에 대한 살인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는 체포가 되어 재판을 받는 그 순간에 대해 스타가 된 기분이라고 밝혀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BTK의 방에서는 가학적인 성인 잡지, 각종 고문 도구, 피해자들의 속옷, 소지품 등이 발견됐다.
그리고 BTK의 딸은 그가 BTK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은 "아버지가 베스트 프렌드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가득하다. 체포된 순간 돌아가셨다고 생각한다"라며 두 얼굴로 평생을 살아온 연쇄 살인범 BTK에 대해 말했다.
BTK가 체포된 후 그의 직업이 밝혀졌다. 그는 과거에는 공군으로 근무했으며 연방 인구조사 공무원, 보안업체 직원, 캠핑 장비 업체 직원, 경찰 지망 대학원생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것. 그리고 이를 이용해 살인을 저질렀다.
BTK는 오열하는 유가족들 앞에서 그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고 2005년 8월, 175년형이 선고되었다.
그런데 2024년 4월 특별 본부가 다시 꾸려졌다. 현재 그는 납치, 살해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데 한국, 일본에서 추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에 BTK의 딸은 "아버지가 공군으로 근무하던 1968~70년 아시아에 머무른 기록 있고 아시아 성매매 여성들과 실험을 해봤다고 진술했다. 그 실험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라고 했다.
그리고 레이 형사는 그의 첫 살인이 4명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그가 이전에도 살인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취재 중 또 하나의 미제사건을 찾아냈다. 1968년 9월 목이 졸린 반나체 여인의 시체가 담긴 미군용 백이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찾아낸 것. 당시 시신은 목이 졸려있고 손발은 끈으로 묶여 있으며 피해자는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으로 추정되었던 것.
이를 들은 레이 형사는 "한국 경찰에서 제대로 조사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라면 그를 조사할 것 같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공소 지효가 존재해 경찰이 해당 사건을 재수사할 확률은 희박한 상황. 이에 제작진은 딸을 통해 BTK에 편지를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레이 형사는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어떤 범죄자도 결국엔 잡힌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