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배상민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를 공개했다.
2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산업 디자이너 배상민이 사부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자신을 파슨스 스쿨 교수로 만들어 준 디자인을 공개했다. 그는 "발레리노가 꿈이었기에 미련이 남아서 클럽에 자주 갔다. 그런데 그곳의 대형 스피커를 보고 '음악은 소리가 아니라 진동이구나'라고 생각했고 이걸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해 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디자인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운드 펌프라는 이름의 오디오 시스템은 음악에 맞춰 심장처럼 뛰는 살아있는 오디오 시스템이었던 것. 그는 이걸 만들어 곧바로 뉴욕의 클럽으로 향했고,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DJ들이 그와 함께하기 위해 줄을 섰다며 "투명인간처럼 지내던 내가 뉴욕 클럽 신에서 떠오르는 존재가 된 거다"라고 짜릿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전미 지역에서 1등을 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각 학교에서 1등을 모아 경연을 펼치고 거기서 종합 1위를 선정했던 것. 클래식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혼자 올라가서 20분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 사부는 딱 세 마디를 했다고 했다. 그가 한 말은 "불 꺼주세요, 음악 틀어주세요, 즐기세요".
감성적인 심사위원들은 사운드 펌프의 실연에 무대 위로 난입해 춤을 췄고, 그것으로 모든 상황은 종료. 그는 전미 1위가 됐던 것.
이에 배 사부는 "남들하고 똑같이 해선 안 되니까 나만의 것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그런 디자인을 만들어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날 배 사부는 계속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비법을 공개했다.
그는 "어느 마을에 백발백중 명사수가 있었다. 그가 어떻게 백발백중인지 알아보려고 추적했더니 빈 과격에 총을 쏘아서 많은 구멍을 만들어내고 그 후 그 위에 과격을 그려서 명사수가 된 것이었다"라며 "아이디어도 그렇다. 평상시에 수많은 구멍을 내놓고 의뢰가 오면 그 많던 구멍 중 필요한 것과 연결하는 것이다"라고 매 순간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직관이 있는 사람들은 100% 메모를 한다. 그렇게 꾸준히 자기 뇌에 씨앗을 심어놓으면 생각하지 않아도 뇌는 혼자 계속 생각하고 심어놓은 그 씨앗은 알아서 자라나서 누군가가 방아쇠만 당기면 빵 하고 나가게 되는 것이다"라며 15년 전부터 써 온 자신의 노트 23권을 공개했다.
그리고 김동현은 그의 노트에서 현재의 무선 이어폰과 흡사한 디자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는 2004년 이미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현재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룹에서도 언제든 아이디어가 튀어나오는데 그걸 본 회장님은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배 사부는 "그런데 사실 천재가 아니다. 그냥 15년 전에 써놓았을 뿐이다"라며 "회장님이 이 방송을 보고 내가 천재가 아니라는 걸 알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15년 전에 써놓은 나뿐이니까"라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뉴욕이 아닌 한국으로 돌아와 카이스트 교수가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뉴욕에서는 소비적인 디자인을 했었다. 그래서 내가 참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용물은 똑같은데 껍데기만 화려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비주얼 피싱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잘 속일수록 유능한 디자이너가 되는 현실이 허무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려고 디자인을 배운 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도 모두 포함한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라고 밝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