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밴드 언니네 이발관 전 리더 이석원 작가가 신간 '슬픔의 모양'(출판 김영사)을 지난달 30일 발간했다.
내놓는 작품마다 작가 특유의 솔직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석원 작가는 '슬픔의 모양'을 통해 세상 누군가의 자식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담아냈다.
전 세계가 지구상에 처음 출현한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을 때, 이석원의 부친이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이 사건으로 작가의 세상도 하루아침에 뒤바뀐다. 모든 것은 똑같지만 가장 소중한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압도되면서, 그동안 한 번도 그려본 적 없던 슬픔의 모양이 그의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40대 중반의 작가는 더함 덜함의 감상 없이, 중년의 자식이라면 대부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모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내 속을 꺼내어 대신 말해준 것 같아 시원하기도 하다.
이석원 작가는 부친이 병상에 있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병간호로 조금씩 예민해지는 가족들 속에서 마치 가족신문의 기자가 된 것처럼 가족만 아는 대화를 나누며 글을 썼단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이 작가가 손 한번 잡는 게 어색했던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고, 또 관계가 썩 가까워진 것이 느껴진다.
저마다 슬픔의 모양은 다를 테다. 그것을 확인할 때는 아마도 사랑하는 존재를 완전히 잃고 난 뒤일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서 더욱 모른 척하고 싶었던 슬픔의 모양을 덤덤하게 곱씹게 된다.
이석원은 1994년부터 2017년까지 음악인으로, 언니네이발관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보통의 존재'를 펴낸 이후 '언제 들어도 좋은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나를 위한 노래', '순간을 믿어요 ' 등을 발표하며 활발한 집필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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