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프로그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인간의 몸은 매 초당 1,000만 개의 세포 변화와 200가지의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주무대다. 인체의 구성과 구조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몸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은 알 수 있다. 몸은 노동의 근간이고, 쾌락의 통로이기도 하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에 인간은 몸을 옷으로 가리지 않았다. 아담과 이브는 벌거벗은 채로 서로의 몸을 마주했고, 인간의 몸은 자연에 있는 그대로 노출됐다.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태'(態)를 신경 쓰게 됐고, '몸 만들기'에 대한 관심도 시작됐다.
몸이 뿜어내는 근원적 아름다움과 원초적 힘은 놀랍다. 여기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게임으로 육체의 위대함을 입증해 보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 시리즈다.
'피지컬 100'은 완벽한 피지컬을 가졌다고 자신하는 성별·체급·인종 불문한 100명의 참가자가 상금 3억 원을 두고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MBC 소속이었던 장호기 PD가 넷플릭스에 30장짜리 기획안을 보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선정성과 폭력성 등 수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깨고자 OTT 플랫폼에 협업을 제안했고, 그의 도전은 글로벌 대박으로 이어졌다.
근육질 몸을 가진 100명의 도전자가 상금 3억 원을 둘러싸고 벌이는 양보 없는 육탄전, '헬스 열풍' 시대에 등장한 기발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단련된 인간의 몸을 전시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힘의 우위, 승부의 향방을 예측하는 재미도 선사한다. 전체 퀘스트가 원초적 힘, 이른바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하다'의 준말)의 대결이라 할 수 있는 개인전과 팀워크에 지략까지 요하는 팀전으로 구성돼 있어 이변이 속출한다. 팀전은 개개인의 능력과 팀장의 지략을 요하고, 개인전은 힘과 체력 여기에 정신력이라는 3요소를 두루 요구한다.
각자 응원하는 참가자가 승승장구하거나, 어이없이 탈락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들은 허울뿐인 '패션 근육'과 실전에 강한 '압축 근육' 간의 우위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2023년 공개된 시즌1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달성하며, 82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고 6주간 누적 시청 시간 1억 9,263만 시간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1은 방송 말미 큰 오점을 남겼다.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퀘스트에서 재경기가 이뤄진 것이 알려지며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미가 제1의 가치인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서바이벌'이라는 요소가 가미되면서 시청자들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보다 집중했다. '조작설'로까지 확산된 논란에 제작진은 "승부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무편집본까지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재경기가 이뤄진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넷플릭스 예능 분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논란으로 큰 오점을 남긴 '피지컬 100' 제작진은 심기일전해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이하 '피지컬 100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제작비에 힘입어 일산 킨텍스에 '역대급' 규모의 세트를 마련했고, 힘은 물론 지략까지 동원해야 하는 고난도 퀘스트로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자극했다.
시즌2도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1위를 달성하며 1편에 이어 값진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집트, 홍콩, 인도네시아, 대만 등 74개국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은 크로스핏 유튜버 아모띠(31·본명 김재홍)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화제성만큼이나 논란도 뜨거웠던 시즌1과 비교하면 시즌2는 재미와 완성도 면에서 고른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1과 마찬가지로 서바이벌의 포맷과 구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 섞인 지적은 있었다. 이를테면 신체적 차이가 뚜렷한 남성과 여성을 함께 경쟁시켜 여성을 들러리로 만들었다는 지적과 패자부활전에 대한 형평성 문제, 팀전과 개인전을 섞어 운과 이변이 속출하게 한 게임 구성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시즌1, 2를 진두지휘한 장호기 PD를 만나 '피지컬 100' 시즌2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Q. 시즌2의 콘셉트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지하 광산'이라는 공간이 주는 스케일과 스펙터클이 놀라웠는데?
A. 시즌2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모든 것을 다 바꿔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시즌1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도 생각해야 했다. 그 니즈를 잘 분류해서 유지할 것은 유지하고, 미흡했던 부분은 보완하기로 했다. 시즌1의 모티브가 고대 그리스였다면 시즌2는 지하 세계, 특히 지하 광산을 모티브로 했다.
Q. 이번에는 올림피언의 비중(30%)도 높았고, 여성 참가자들의 비중(25%)도 높았다. 참가자 100명의 선발 과정이 궁금하다.
A. 섭외 과정부터 많은 것을 염두에 두었다. '피지컬 100'을 통해 '하나의 지구'나 '작은 우주'를 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뽑기 위해 성별, 인종, 나이, 체급을 망라했다. 카테고리를 정해서 서치를 하고, 누구나 인정하는 어떤 경지에 오른 분들을 선택한 후, 면담을 통해 출연 적격 여부를 판단했다. 대략 최종 출연자의 10배수 정도의 사람들을 본 것 같다. 또한 국가대표나 현직 운동선수도 다수였기 때문에 첫 미팅 때부터 저희의 예상 촬영 스케줄을 이야기하고, 국가 경기 스케줄까지 체크를 했다. 국제 경기 일정과 겹쳐 출연을 할 수 없는 분들이 몇몇 계셨다. 중요한 국제 경기를 포기하신 분도 있었다. 우리 프로그램이 이만큼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출연을 포기하신 분들은) 아쉽기도 했다.
Q. 시즌1 때는 출연자 학폭 문제라던가 신상 이슈가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는 그런 잡음이 없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 다르게 적용된 기준이 있었는지?
A. 출연자 선정에 있어 까다로운 검증을 할 수밖에 없다. TV 프로그램과 달리 OTT는 사후 편집 등의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닿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검증을 했다. 또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매뉴얼과 대응책도 마련해 뒀다.
Q. 시즌1 마지막 퀘스트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시즌2 준비에 만전을 기했을 것 같다. 어떤 안전장치를 마련했나?
A. 전 시즌에서 공정성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2에서 그 부분에 만전을 기했다. 승부를 판정하는 것에 있어서도 출연자, 시청자 모두 공감할 수 있게끔 약속과 같은 장치가 필요했다. 기본적으로는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반복해서 합당한 룰을 만들고, 심판 수를 시즌1보다 확대했다. 시즌1에는 심판이 카메라에 잡히는 것이 맞을까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현장에 아예 모셔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결과 판정을 엄격하게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맡겼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도 '광산 운송전 공중 짐 나르기' 경기에서 기계 멈춤으로 인한 재경기가 있었다.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 기록을 재는 걸로 대응했는데 시즌1의 트라우마도 있다 보니 그 순간 아찔했을 것 같다. 그때의 상황과 판단에 대해 알려달라.
A. 그렇다. 이원희 팀의 레일이 멈췄을 때 세트 감독님이 현장에서 고개를 못 드시더라. 이번 시즌 들어가기 전에 '이번에는 어떤 사고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사고는 예측할 수가 없다. 투수(랜디 존슨)가 던진 공에 비둘기가 맞은 경우도 있지 않은가. 끈이 걸려서 레일이 멈추는 사고가 났다. 우선 이 상황을 전체 팀에게 투명하게 공유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동의를 얻어 이원희 팀의 기록을 다시 잰 후 승부를 가렸다. 시즌1 당시를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방송을 무결점으로 만들고 싶어서 더욱 신경을 썼는데 그 일(조작 논란)을 통해 시청자들은 맥 끊는 편집보다는 경기의 전체 과정을 다 알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 시즌1 때 무편집본 간담회에서 한 기자분이 "예능 프로그램도 아닌데 이렇게 하시면 어떡해요?"라고 질타를 하셨다. 그때 정말 많은 걸 느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철저하게 대비했고, 사고가 났을 때도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Q. '피지컬 100' 시리즈의 백미는 기상천외한 게임이다. 달리기, 뺏기, 밀기, 버티기 등을 기본으로 하지만 게임의 설계를 복합적으로 해서 힘뿐만 아니라 지략까지 써야 하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경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가?
A. 시즌 콘셉트를 먼저 잡고 게임의 스토리를 짠다. 시즌1은 고대 그리스, 시즌2는 지하 세계로 정하지 않았나. 콘셉트를 잡고 나면 실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수집한다. 지하 광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지를 생각해 게임에 반영했다. 게임에 관한 회의를 할 때 '게임을 위한 게임을 만들지 말자'를 거듭 강조한다. 게임 같은 현실을 바탕으로 퀘스트를 설계하고자 했다. 광산이나 지하 세계에서 실제로 사용할 법한 도구를 쓰고, 상황 전체를 설계했다. 지하 광차를 사용해 게임을 만들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석탄이 쏟아지는 상황을 넣었다.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전체 참가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피지컬 지표'를 세운 후 게임을 디자인했다.
Q. 사전 퀘스트였던 무동력 트레드밀(러닝머신) 미션도 인상적이었다. 참가자 100명이 트레드밀을 하는 모습을 부감으로 찍은 샷은 연출적으로도 근사했던 것 같다.
A. 시즌2가 제작된다면 첫 퀘스트는 무조건 달리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달리기고, 시즌1 때 사전 이벤트로 시청자분들이 참여하는 달리기를 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시즌2에 사전 퀘스트로 무동력 트레드밀을 하는 데 현장에서도 소름이 돋더라. 100명이 한 공간에서 뛰는 모습이 너무 멋있는 거다. 이게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전달이 될까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카메라를 세팅해서 준비를 했다. 그림이 예쁘지 않다고 해서 한 번 더 뛰어달라고 할 수 없는 거니까. 특히 사운드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사운드 믹싱에만 3~4주 소요했다. 그야말로 영화를 찍는다는 마음으로 사전 퀘스트 장면을 담았다.
Q. 하나의 게임을 만든 후 난도를 설정하거나 안전성을 점검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 같다. 시뮬레이션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나?
A. 게임을 만든 후 시뮬레이션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했다. 팀전 게임의 경우 10명이 하는 게임도 15명씩 참여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퀘스트를 설계할 때 도구가 무겁거나 공간이 좁거나 하는 난도를 드려서 도전자들을 난처하게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과 싸우게 하는 게 가장 좋은 퀘스트라는 걸 느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극대화된 게 마지막 라운드('토르소 들고 버티기', '무한 스쿼트', '기둥 밀기' 3게임으로 구성)였다. 그렇게 하면 특별한 장치가 없어도 이른바 '미친 장면'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결승 게임인 '기둥 밀기'의 경우 시뮬레이션을 정말 많이 했는데 우리가 했을 때는 아무리 오래 해도 5분이었다. 첫 경기에서 두 사람이 20분이나 대결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Q. 시즌1 때도 패자부활전이 있었지만 시즌2의 패자부활전 방식은 좀 달랐다. 살아남은 한 명에게 떨어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팀을 만들 기회를 줬다. 그래서 정지현 팀이 '어벤져스'로 거듭났는데 운 좋게 살아남은 이들에게 어떤 페널티도 없었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었는데 네 번째 퀘스트인 '롤러 레이스' 미션을 팀 내부 대결로 진행해 '어벤져스' 팀에게 날벼락을 선사했다. 허를 찌르는 구성이었다.
A. 시즌2 참가자들이 시즌1을 정말 꼼꼼하게 분석했더라. '이건 이렇게 할 거고, 저건 또 이렇게 할 거야'라는 예상을 모두 깨는 구성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것은 예상대로 가고, 어떤 것은 예상외로 갔다. 패자부활전 역시 마찬가지다. 달콤한 무언가를 던져놓고, 뒤에 가서 당황하게 하는 방식은 도전자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줄 거라 생각했다. 패자부활전에서 우승한 정지현 씨는 원래 팀원을 그대로 구제해 다음 라운드로 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선택의 순간이 오니, 냉정하게 판단을 하고 어벤져스 팀을 꾸리더라.
Q. 승부의 결과도 예측할 수 없지만,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참가자들의 선택도 예측 불가였다. 정지현이 패자부활전에서 아모띠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아모띠의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팀전이 유발하는 변수와 이변이 '피지컬 100'의 전체 판도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묘미 중 하나인 것 같다.
A. 그렇다. 사실 패자부활전 마지막 대결에서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정지현 선수가 고등학생 레슬러 장준혁과 붙지 않았나. 라이트급과 헤비급의 대결인 데다 나이 면에서도 10대의 장준혁 선수가 훨씬 유리한 대결이었다. 그런데 작은 체구의 정지현 씨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이겼다. 제작진도 무척 긴장하면서 본 대결이었다. 장준혁 선수가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남아, 팀을 꾸릴 베네핏이 주어졌다면 다른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Q. 남녀 대결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이번 시즌에도 나왔다. 차별이 아닌 차이가 존재하는 피지컬인데 한데 어우러져 경쟁하는 것이 공정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다. 때때로 여성 도전자들이 들러리가 되고, 프로그램의 맥을 끊는 방해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성판을 따로 만들 의향은 없는지?
A.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나온 지적이고, 제작진도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피지컬 100' 시리즈의 기획 의도가 '성별·체급을 불문하고 다양한 지표로 완벽한 몸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성별, 체급으로 나눠 경쟁을 펼친다면 종전에 나온 여러 프로그램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최초의 기획 의도에 맞게 '작은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대한 안전하고 공평하게 경기를 치르는 게 우리의 지향이다. 물론 지금도 '남자들끼리 싸우는 것을 보여주는 게 더 박진감 있을 거야', '여자들은 따로 하게 해줘야 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걸 안다. 그러나 그게 또 다른 문제와 차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프로그램에 의외로 여성 출전자들이 굉장히 많이 출연 의사를 밝혀왔다. 하나같이 하는 말은 "남자들과 구별하지 말라", "게임에 차이를 두지 말고 똑같이 해달라"다. 그런데 내가 "당신은 여성이라 여성들하고만 상대할 수 있습니다"라고 벽을 치는 건 참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Q. 그 결과 시즌1에서는 여성 팀장 장은실의 활약, 시즌2에서는 성(性)대결에서 이긴 심유리, 광차 끌기 미션에서 괴력을 발휘한 임수진의 활약이 나왔다.
A. 남녀 대결에 대한 지적은 앞으로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체격이 작고 왜소한 사람들 특히 여성이 육체적 힘만이 아니라 지혜와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퀘스트를 설계했다. 그 과정에서 심유리 씨와 임수진 씨의 활약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Q. 시즌1의 경우 지상파 방송국(MBC, 루이웍스 미디어)이 공동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투자 및 배급을 하면서 IP(지적재산권) 문제가 큰 화두(MBC 제작진이 만들었지만 IP는 넷플릭스가 소유)였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로서, IP 문제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 방송국 소속(지난해 4월 MBC 퇴사)이 아니니 향후 신규 기획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권을 가지고 임하게 될 텐데 '피지컬 100'의 사례를 통해 얻은 방향성이 있다면?
A. 'IP를 가져갔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내 기획안을 넷플릭스가 투자 및 배급을 해준 것이고, IP가 넷플릭스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프로그램을 내가 만들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피지컬 100'을 넷플릭스가 독점한다기보다는 여러 팀과 콜라보를 해서 만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기획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협업을 해준 건 내겐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물론 한국 창작자들의 지적재산권 보호는 매우 중요한 문제고 앞으로도 중요한 화두일 것이다. 나도 기여하고 싶다. '피지컬 100'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Q. PD로서 시즌2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A. 시즌1에 이어 재도전한 홍범석(준우승자) 씨도 계시지만, 나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시즌1에 대한 아쉬움이 켰다. 그걸 잘 보완해서 진화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시즌2를 시작했다. '1'이라는 숫자는 영광스럽지만 사람들은 '2'만 되어도 하락했다 혹은 추락했다고 말한다. 걱정은 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했다. 시즌1 때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Q. '피지컬 100' 시즌2는 "세상에는 다양한 피지컬이 존재합니다.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탐구하게 모인 이곳, 피지컬에 대한 우리의 탐구는 계속될 것입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문을 닫는다. '완벽한 피지컬을 향한 탐구'라는 프로그램의 슬로건에 대한 답을 시즌1, 2를 통해 찾았는지 궁금하다.
A. '완벽한 피지컬'에 대한 답은 아직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것에 대한 답이 나오는 순간 우리 프로그램은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 질문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답보다는 화두를 계속해서 던지고 싶다. 더불어 시사교양 PD 출신('PD 수첩'과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등을 연출한 바 있다)으로서 시청자들의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고 싶다.(웃음)
Q, '피지컬 100' 아시아판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현실 가능성과 진행 여부는?
A. 기획 초기부터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시즌2 엔딩에 아시아판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을 삽입했는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 기획이 긍정적으로 논의로 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피지컬 100'은 시청자들과 같이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도전자가 되기도 하고, 참가자를 추천해 주시기도 한다. 또한 시즌1 때처럼 시청자들이 저희를 호되게 혼내기도 한다. 한국 피지컬의 우수함을 널리 알렸기 때문에 아시아로 확대한 피지컬을 보고 싶다. 여러 나라에서 벌써 출연 요청이 오고 있다. 새롭게 돌아올 시즌 3, 4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해달라.
Q. '몸'이라는 소재로 '피지컬 100'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창조주로서 몸에 대한 얼마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의 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 운동을 하고 있는가?
A. 이런 분들과 함께 서있어서 멸치 같아 보이겠지만 사실 나도 특수부대 출신이다. 헬스와 러닝 등 여러 운동을 모두 즐기고 있다. '피지컬 100' 이후 더 많은 시간을 운동에 쏟고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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