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알' 불법 대부업체 '굿데이' 추적…안타까운 죽음의 세 청년, 그들이 죽음으로 내 몰린 이유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11.20 07:33 수정 2022.11.20 17:55 조회 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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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그들은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였다.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약탈인간 1부 -빨간 거품의 포식자'편이 공개됐다.

청년 3명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그중 한 명은 살해되었고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굿데이'라는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으로 밝혀져 의아함을 자아냈다.

굿데이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이들의 죽음과 굿데이가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렇다면 굿데이는 대체 어떤 곳일까.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회사 굿데이는 지역 청년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다니면 20대에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굿데이의 직원들이 고급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SNS에 자신의 부를 과시했다.

굿데이는 사실 대출중개업 회사였다. 자신이 성사시킨 대출중개 건수에 따라 월수입이 수천만 원까지 가능한 굿데이. 이 업체는 계약이 성사될 때마다 전 직원들이 모여 행복한 굿데이를 외쳤고 이들은 매일이 행복한 날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굿데이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굿데이는 지옥과 같았다고 떠올렸다. 큰 부자를 꿈꾸며 들어갔던 굿데이. 하지만 이들은 타인을 약탈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구조 아래에서 일했다. 이에 굿데이의 직원들은 제도권 금융에서 내몰린 금융약자들을 상대로 대출이 가능한 상품들을 추천해주었고 상담자를 속여 회사만 돈을 버는 계약을 이어갔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편법을 넘어 불법으로 대출을 해주는 사기대출까지 알선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출자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코로나로 급전이 필요했던 선량한 사람들이 대출 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이 되었다.

과거 굿데이에서 일을 했고 현재는 또 다른 불법 대부업체 대표라는 제보자는 금리 인하로 인해 불법적인 대출에까지 손을 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사실 이들은 신고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피해자에게 받은 돈으로 환불을 해주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갔다.

이에 전문가는 대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약탈의 현장을 방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굿데이에서 일했던 이들은 동료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자수를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자수를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수의 불법 대부업체는 공허한 숫자로 청년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른바 갑질 영업을 하고 있었다. 대출이 필요한 사연을 올리면 곧바로 대부업체에서 연락이 쏟아졌는데 이들이 알선해주는 대출은 100만 원에 대한 일주일 이자 40만 원, 일주일 연장할 때마다 28만 원의 이자가 추가되는 연이자 2천 퍼센트가 넘는 불법 대출이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현재 불법 대부업체에서 일하는 이들 중 다수가 과거 불법 대출의 피해자였음을 확인했다. 대출 사기를 당한 청년들이 빚을 탕감하기 위해 불법 추심, 불법 대출 알선을 하게 되는 것. 본인이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약자들을 약탈하는 것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굿데이는 도박의 습성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나도 일확천금을 노려야겠다. 황금만능주의, 물질이 최고 이런 생각을 갖게 해서 실제 사치와 향락을 누리게 되면 일종의 중독이 되는데 이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도박처럼 매달리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대부 업체가 차를 사도록 유도하는 것은 수입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인데 이에 대부업체의 직원들 또한 피해자라고 했다. 업체에 들어가서 한 번 더 세뇌당하는 과정을 거치고 대출을 강제받는데 이는 업체에서 이들을 못 도망가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죽음의 세 친구와 함께 일하던 한 제보자는 여전히 대부업체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본인 개인의 선택이라며 청년들을 비난했다.

이에 전문가는 "전형적으로 스스로가 스스로를 망가뜨린 형태이다.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 안에서의 죄책감이 사실 살아있기 때문인데 그의 글에서는 정말 믿기 힘들 정도의 따뜻함이 묻어있다"라며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사람이 왜곡된 돈의 맛, 마약과도 같은 자극적인 왜곡된 경제관념에 노출이 돼서 끊임없이 도덕적인 윤리 의식과 냉혹한 돈의 맛 사이에서 이리저리 어떻게 하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무너져 내린 케이스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다른 전문가는 "너의 존재 의미는 소비하기 위해서 왕처럼 살기 위해서 대접받기 위해서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모두가 대접받는 세상이 어디 있냐. 그래서 답은 스스로 경제적 성장하는 것과 욕심을 줄이는 것 두 가지인데 우리 사회는 욕심을 늘리고 있다"라고 왜곡된 경제관념을 갖게 되는 세상을 비판했다.

타인을 약탈하고 찾아온 죄책감으로 힘들어하던 세 사람은 결국 욕망의 거품 속에 삼켜졌다. 이들은 남을 속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를 했다. 그러나 이들은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린 가해자임과 동시에 스스로 비극적 파멸을 맞게 된 피해자였다.

지금도 서로를 해치고 서로를 약탈하는 젊은이들. 이에 방송은 조금만 더 빨리 수사에 착수를 했다면 더 많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청년이 아픈 나라에 미래는 오지 않는다"라는 말을 명심하고 수사 당국이 더 이상 인간이 인간을 약탈하는 범죄가 암처럼 퍼지지 않게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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