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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유수민 감독X한준희 크리에이터 "동화풍 성장담 NO, 웹툰보다 재밌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2.11.17 14:58 조회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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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의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크리에이터가 18일(금) 오전 11시 전 회차 공개를 하루 앞두고 시청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메시지를 직접 전해왔다.

'약한영웅 Class 1'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단편영화 '악당출현'으로 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액션, 스릴러 부문인 '4만번의 구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과 'D.P.' 로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 청룡시리즈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석권한 한준희 감독이 각각 연출과 극본, 그리고 크리에이터를 맡아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작 웹툰을 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옳은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 '연시은' 캐릭터를 살아 숨 쉬는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다"는 한준희 크리에이터가 유수민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혼란스러운 10대 청소년들의 갈등과 성장과정을 그린 작품인 만큼, 유수민 감독이 10대의 정서를 누구보다 세심하게 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에 "약한영웅은 인생 웹툰"라고 유수민 감독이 화답하며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이 성사됐다. 이렇게 독보적 연출력을 인정받은 두 감독이 '약한영웅'과 관련된 궁금증에 깊이 있는 답변을 전해왔다. 다음은 두 감독의 일문 일답이다.

유수민

#. 유수민 감독

Q. '약한영웅'을 연출하면서 중점적으로 의미를 둔 메시지가 궁금하다.
A. 서사의 주인공이 청소년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성장담을 다룰텐데, 마지막에 성공하고 모두가 행복해지고 환희에 찬 예쁜 동화 같은 성장담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약한영웅'은 실패한 성장담이라고 할까. 주인공이 실패했지만,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어른이 되어 가는 이야기다. 어릴 적을 떠올려 보면 잘못하기도 하고 실패하면서 그만큼 배우고 조금 더 어른이 됐던 것 같다. 사춘기를 지나는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시은이나 수호, 범석은 실패나 아픔을 겪게 되지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Q.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중점을 둔 연출 포인트가 있다면?

A.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오래 됐다 보니, 그때의 내가 어땠는지를 계속 생각하고 떠올렸던 것 같다. 그 나이대를 생각하면 하나 알 수 있는 건 진짜 많은 걸 몰랐다는 것, 어떠한 현상이나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이 많이 미숙했다는 것이었다. 매일 매일 감정의 변화 폭이 컸고,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지 않았었나 싶다. 시은, 수호, 범석의 관계 또한 지금 이 친구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내가 이 친구를 어떻게 느끼는지, 이 친구가 나한테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에 집중하려고 했다.

약한

Q. 배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에 대해 한마디씩 부탁드린다.
A. 박지훈 배우는 눈 자체가 '사기캐'라고 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보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굉장하다. 노력으로 가질 수 없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거다. 그럼에도 늘 겸손하고, 현장에서의 열정, 집중력도 엄청나다. 다른 배우들과의 앙상블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사전에 준비도 철저히 하는, 천상 배우가 아닐까 싶다.

최현욱 배우는 비교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본상의 행간을 잘 읽는다. 지문이나 대사에 다 표현되지 않는 어떤 포인트들. 사실 그걸 표현하는 게 굉장히 주요한 일인데, 혼자서 그걸 다 알아서 한다. 노력형 천재랄까, 현장에서는 유연한 배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엄청난 노력파가 아닐까 감히 예상해본다.

홍경 배우는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 현장의 모두가 숨죽이게 되는, 굉장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다. 또한 '실제처럼' 표현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인다. 학원가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떻게 걷는지, 어떻게 웃는지를 관찰할 정도로 준비를 열심히 하고, 범석이란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또 그러면서도 현장에서는 준비하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잘 풀어내는 배우였다.
신승호 배우는 굉장한 아우라를 타고 난 배우다. 왕이나 형님 같은 존재랄까. 그 분위기는 타고난 체격과 외형적인 부분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카리스마는 내면에서 나오는 것 같다. 또한, 굉장히 세심한 배우다. 작은 표현의 차이조차 깊은 고민을 하고 최선의 것을 찾으려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연 배우는 사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도 뛰어나지만, 엄청 에너지가 넘치고 똑똑하고, 민첩하다. 내가 현장에서 오케이를 하면 이연 배우는 모니터로 쏜살같이 달려와 제대로 '영이'를 연기하고 있는지 면면히 확인한다. 그런 이연 배우를 보며 늘 긴장하며 오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전체 맥락도 잘 파악하고 있는 굉장히 영민한 배우다.

Q. 마지막으로 첫 공개를 기다리는 예비 시청자 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세 배우가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가 굉장해서, 시청자분들도 좋아할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준희

#. 한준희 크리에이터

Q. '약한영웅'은 웹툰이 원작이다. 영상화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인가.
A. 원작의 캐릭터들, 특히 '연시은'이란 인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옮은 판단을 하려 노력한다. 그런 시은을 살아 숨쉬는 인물로 그려보고자 영상화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원작의 뼈대를 챙기려 노력하면서도 개연성, 핍진성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유수민 감독과 많이 논의하며 각색했다. 원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처지를 영상화된 이야기에 어울리게 증폭시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이 작품과 관계된 배우들, 스태프 미팅 등의 자리에서, "저는 과거에 그렇지 못했지만 연시은처럼 되고 싶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꼭 연시은이 아니더라도, <약한영웅 class 1>은 우리 모두가 겪었고 지나온 한 시절의 이야기이기에, 보시는 분들 모두가 어떤 시기의 자신을 떠올리는 경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한

Q. 위와 같은 메시지를 잘 녹여내기 위해서 중점을 둔 포인트가 있다면?
A. 늘 영화, 시리즈 작업을 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메시지, 주제도 중요 하지만 "무엇보다 재밌어야 한다"고 스스로 리마인드 하곤 한다. 어떤 거창한 메시지라기 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그 때의 우리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느꼈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재미있게 보여주면, 각자가 느끼는 것이 곧 메시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배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에 대해 한마디씩 부탁드린다.
A. 박지훈 배우는 눈빛이 탁월하다. 그 눈빛이 만드는 분위기가 한 순간을, 장면을, 작품을 설명하기에 이미 충분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최현욱 배우는 (본능적인) 센스가 발달한 친구다. 스펀지 같이 주위의 좋은 것들을 잘 빨아들이며 연기도, 액션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재능을 지녔다. 홍경 배우는 하고 싶은 연기도, 이야기도 많은, 얼핏 보기에 조용하고 수줍어 보이지만 작품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천상 배우다. 이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는 이제 시작이다. 이연 배우는 어떤 작품을 하든지 간에 늘 함께하고 싶은 배우다. 그녀의 연기와, 현장에서의 애티튜드 모두 진심으로 애정한다. 어느 작품에서든 맡은 역할로 보인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신승호 배우는 전작에서 길게 호흡하면서 너무나 악독한 역할로 그렸던 지라 이번에는 원래 배우가 가지고 있는 멋진 구석을 좀 보여주고 싶었다.

Q. 마지막으로 첫 공개를 기다리는 예비 시청자 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1부부터 8부까지 한 호흡에 봐주신다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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