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설에는 한국 영화?…'해적2'와 '킹메이커'로 충분할까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1.24 17:49 수정 2022.01.24 20:21 조회 311
기사 인쇄하기
설 영화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설 연휴는 극장의 대목 중 하나다. 코로나19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대목의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됐지만 긴 연휴가 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가 기지개를 켜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려 두 달간 이어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세가 눈에 띄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극장가는 새 판을 짜게 됐다. 그 중심에 두 편의 한국 영화 기대작이 있다.

2020년 설 연휴는 '해적:도깨비 깃발'(이하 '해적2')과 '킹메이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적

◆ 톱스타 이름값에 거는 기대

두 영화 모두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선을 끈다. '해적:도깨비 깃발'은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가 주연을 맡았다. 860만 흥행에 성공했던 전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손예진, 김남길, 유해진의 쓰리톱이었다면 속편인 '해적: 도깨비 깃발은 네 명의 배우가 영화를 이끈다.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주목받았던 시리즈의 특징을 계승해 시원스러운 볼거리로 무장했다. 특히 업그레이드된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해상 액션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했다. '해적'의 특징은 팝콘무비로서의 강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작품성이나 완성도보다는 코믹 어드벤처물에 맞는 타율 높은 유머와 풍성한 볼거리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설 연휴에는 가족 단위 관람이 많고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이 극장을 찾는 만큼 12세 관람가는 큰 강점이다.

킹메이커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숨겨진 선거 참모 엄창록의 이야기를 극화한 정치물이다. 그야말로 연기 선수들의 향연이다. 주연인 설경구와 이선균을 필두로 조우진, 유재명,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김종수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조연들까지 포진돼 꽉 찬 재미를 보장한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변성현 감독은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두 인물과 시대를 조명한다. 정치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딱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진 않는다. 강력한 드라마에 적당한 유머로 숨통을 튀웠다. 무엇보다 설경구와 이선균의 열연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cgv 극장 코로나 오문희

◆ 쪼그라든 시장…'추석 악몽' 씻을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신들린 독주로 12월 극장가는 활기가 돌았다. 그러나 함께 개봉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와 '매트릭스:리저렉션' 등이 부진하면서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커지지는 않았다. 해를 넘어서도 '스파이더맨'의 독주는 계속됐다. 한국 영화 '경관의 피'와 '특송'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반짝 1위에 그쳤을 뿐이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700만 돌파 이후 하락세가 완연하다. 경쟁작이 없는 극장에서 무주공산에 가까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영화다. 후속 영화가 흥행 바통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극장은 다시 침체기를 맞았다. 1월 셋째 주 극장을 찾은 주말 관객은 52만 명 대로 지난주(91만 명 대)보다 50% 가까이 하락했다.

'해적2'와 '킹메이커'의 개봉이 극장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명절에 유독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텅 빈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낳고 있다. 게다가 두 편 모두 장르 영화로서의 장점이 뚜렷하고 재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다만 지난해 추석 극장가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불안하기는 하다. 한국 영화 '보이스'와 '기적'이 개봉했던 지난해 추석 연휴는 5일간 15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각 영화의 경쟁력이 약했던 탓도 있지만 대목 시즌 치고는 개봉작이 적었던 이유도 컸다.

코로나19 이전 500만 명 가까이 관객을 끌어모았던 연휴 극장가는 옛말이다. 올 설 연휴 성적표는 '해적2'와 '킹메이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영화는 오는 26일 나란히 개봉한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