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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전문가, "안전벨트 안 맨 것 알고 과속…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 조명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9.12 02:25 수정 2021.09.24 13:40 조회 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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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여자 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최 씨, 과실일까 고의일까?

11일 방송된 SBS 에서는 '300일, 그리고 19초 -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의 진실'편이 공개됐다.

지난 2019년 11월 10일 새벽 1시 무렵 제주도 한림읍에 굉장한 굉음이 울렸다. 굉음의 정체는 교통사고. 이 사고로 연인이 된 지 300일을 기념하며 제주도로 여행을 온 은애 씨와 그의 남자 친구 최 씨가 탄 오픈카가 연석, 돌담, 경운기를 차례대로 들이받아 크게 손상됐다.

그리고 이 사고로 최 씨는 멀쩡하게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 온 경찰들과 멀쩡하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상태가 이상이 없었으나 이에 반해 은애 씨는 차 밖으로 튕겨 나가며 심상찮은 부상을 입었다.

은애 씨는 어깨뼈와 갈비뼈가 부러지며 폐가 손상되고 뇌에 주요 부위가 큰 손상을 입어 10번의 대수술을 받았다. 은애 씨는 식물인간으로 살아남았지만 결국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났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8%. 음주운전 사고라고만 생각했던 사고. 하지만 은애 씨의 가족이 최 씨를 살인미수로 고발하며 사고가 아닌 사건이 됐다.

은애 씨의 언니 수애 씨는 동생이 남긴 휴대전화 속에서 사고 당일 남은 녹음 파일을 발견했다. 녹음 내용은 300일 기념 여행에서 은애 씨에게 이별을 통보한 최 씨와의 대화였다. 그리고 문제의 사고가 발생하기 19초 전 녹음된 파일에는 최 씨가 은애 씨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가속 페달을 밟은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에 수애 씨는 이 사고가 단순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아닌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것. 언니는 최 씨가 동생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고의성이 있었다고 생각했고 이에 최 씨를 고소했다.

또한 수애 씨는 동생의 핸드폰에서 사건 전 촬영된 마지막 동영상에서 최 씨가 동생의 말에 아랑곳 않고 "좌회전해야 돼. 좌회전"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최 씨가 수상했다. 특히 사고 지점이 좌로 꺾어지는 곳에 있어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행 전 최 씨가 은애 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은애 씨가 설득해 이별을 번복하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된 것을 이들의 SNS 대화에 포착됐다. 그랬던 그들은 300일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최 씨는 은애 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픈카 머스탱 렌트를 고집했다.

은애 씨의 언니는 다른 것보다 사고 이후 최 씨의 행동이 석연찮다고 했다. 본인이 낸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이 참변을 당했음에도 미안한 기색은커녕 너무도 담담해 보였다는 것. 또한 사건 직후 최 씨는 서울에 올라가 은애 씨 집에서 노트북을 챙겨가고, 은애 씨 가족 몰래 현관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또한 최 씨는 은애 씨의 친구에게 자신이 은애 씨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혼 관계를 증언해 달라는 의아한 부탁도 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피해자가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으로 8천만 원이 있는데 사실혼 관계가 됐을 때 본인한테 뭔가 이득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가족관계일 때 형이 감형될 수 있는지 그런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렌터카 측 사고조사 담당은 "펜션에서 나오다가 속도가 빨라서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쾅하고 소리가 났다 이렇게 기억을 하고 있었다"라고 최 씨가 밝힌 사고 경위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최 씨는 둘 다 안전벨트를 찼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현장 조사 결과와 달랐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은애 씨는 안전벨트를 차지 않은 것이 확실했다.

사고 이후 녹음 파일을 입수한 수애 씨는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청했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당시 사건 담당 경찰은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평소에 살인 방법이라든가 이런 걸 찾아본 것도 아니고 보험을 비싸게 가입했다든가 객관적인 혐의점이 있어야 경찰에서도 이걸 송치할 수 있다"라며 결국 음주운전과 위험운전 치상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다. 그리고 운전자 최 씨가 오픈카 파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바람에 서류상 렌터카 계약자인 은애 씨 가족은 손해의 절반을 물어내라는 판결까지 받았다.

가족들이 최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십 명의 친구들이 진정서를 제출해도 별 다른 진척이 없던 이 사건은 은애 씨가 사망한 뒤 급반전됐다. 검찰이 최 씨를 살인혐의로 기소한 것. 사건 발생 1년 5개월 이후의 일이었다. 이에 최 씨는 대형 로펌에 사건을 맡겨 자신은 결혼할 여자 친구였던 은애 씨를 죽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최 씨를 직접 만나 그에게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한 건 재판에서 다 이야기할 거다"라며 담담한 모습으로 취재를 거절했다.

지난 8월 9일 이 사건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그런데 교통사고 분석기관 담당자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경찰 관계자와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들은 고의를 판단할 수 없다고 증언했고, 국과수에서는 고의성이 있다는 취지로 증언을 했다.

최 씨 측 담당 변호사는 "여자 친구가 라면 먹고 싶다고 하니까 라면 사러 가는 중에 갑자기 안전벨트를 안 했다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 그럴 순 없다고 했다. 그리고 피고인이 실제로 그때 술에 많이 취해서 기억을 못 한다고 한다"라며 입장을 전했다.

또한 첫 번째 좌로 굽은 길을 멀쩡하게 갔던 최 씨가 두 번째 좌로 굽은 구간에서 돌담으로 직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두운 밤이라 물체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작진은 실험을 통해 같은 조건에서 주행을 해보았다. 그 결과 가로등의 영향으로 환하게 시야가 확보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최 씨 측은 충돌 전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조향 하는 등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씨 측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EDR 데이터를 제출했다.

그러나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담당자는 "이 데이터 만으로 외부 요인이냐, 운전자 요인이냐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교통사고 분석 전문가들과 사고를 더욱 면밀히 살폈다. 특히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섰다.

전문가는 최 씨가 충돌 0.5초 전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에 대해 "0.5초 전에는 사실 제동이나 속도 변화를 시킬 수 없다. 어찌 보면 무의미한 제동이다"라고 했다. 또한 그의 핸들 조향에 대해서도 의미가 없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는 "과속은 고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주도 도로에서 과속을 한다는 것은 뭐 어떻게 돼도 모르겠다는 그런 심리가 작용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수정 교수는 "안전벨트 경고음을 듣고 남자가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안전벨트를 해야 한다고 권고하지 않고 액셀을 밟아 가속을 집중적으로 시키는 것은, 그 순간 의식적으로 판단을 한 것 같다"라고 최 씨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리고 최 씨와 은애 씨의 SNS 대화 내용과 녹음 파일을 분석한 전문가는 순간적 격분에 의한 우발적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전문가는 "본인이 의도적으로 오픈카를 준비해서 이 여자를 날려서 살해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안 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순간에 차는 오픈카에 상대는 안전벨트를 착용 안 한 것이 확인된 상황에 급가속을 했다고 하면 충분히 살인에 있어서 미필적 고의가 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또한 최 씨가 음주 운전을 한 점만으로 보더라도 은애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고를 과실이나 실수로 덮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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