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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무죄 판결'…구조불이행죄 도입 필요할까?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8.15 02:36 수정 2021.08.15 14:45 조회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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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조 씨가 서 씨를 구조하지 않은 이유는?

14일 방송된 SBS 에서는 '둘 만의 밤, 4시간의 진실 - 그녀를 구할 순 없었나'라는 부제로 2019년 사망한 서정윤 씨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19년 8월 서정윤 씨는 퇴근 후 귀가하지 않고 가족들과도 연락이 두절됐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남편은 서정윤 씨와 간신히 통화가 연결됐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것은 아내가 아닌 응급실 의사, 그리고 그는 서정윤 씨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회사 동료에 의해 병원에 온 서정윤 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 후였다. 그런데 석연찮은 것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속옷 없이 겉옷만 걸친 채 병원으로 왔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간호사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에 부검이 시작됐고, 국과수는 서 씨의 핸드백에서 발견된 속옷과 옷을 정밀 분석했지만 범죄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몸 곳곳에 상처는 많았지만 사인과는 연관이 없었고 전문가는 그의 죽음에 대해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으로 인한 뇌출혈이 원인이라 밝혔다.

그러나 남편 김 씨는 마라톤을 할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였기에 그의 죽음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자신의 차량 운전석도 아닌 뒷좌석에서 홀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됐다.

쓰러진 서 씨를 가장 먼저 발견해 병원으로 옮긴 것은 그의 직장 상사 조 씨. 그는 토요일 이른 아침 서 씨를 발견했다고 했고 그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던 중 조 씨의 진술에서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조사 결과 조 씨는 서 씨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니라, 발견 전날부터 11시간 동안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조 씨가 서 씨의 사망이 확인된 다음 날 지방의 한 모텔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조 씨는 서 씨의 사망에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조 씨는 서 씨의 남편에게 발견 전 날 함께 식사를 하고 이후 자신의 집에 챙겨갈 것이 있어 함께 집으로 왔고 화장실에 간 서 씨가 구토를 했는데 얼마 후 잠이 든 것으로 보이는 서 씨가 코를 고는 소리를 냈고 이에 그냥 자는 줄만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서 씨의 사망 사건을 1년 동안 조사한 경찰은 조 씨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했다. 이는 위험에 빠져 죽을 수 있는 상황을 알면서 구조하지 않고 그 의무를 져버려서 살인과 같은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것으로 경찰은 조 씨가 서 씨에게 구조 활동을 취하지 않아 서 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판단은 조 씨의 아파트 CCTV 영상이었다. 19년 8월 16일 밤 10시 2분 조 씨의 아파트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서 씨는 4시간 후인 8월 17일 새벽 2시 10분경 정신을 잃은 상태로 조 씨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던 것.

조 씨는 의식이 없는 맨발의 서 씨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얼마 후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서 씨의 차량을 타고 와서 출입구에 바짝 댄 뒤 서 씨의 양 팔을 붙잡아 차로 향했다. 그리고 그는 서 씨를 차량 뒷좌석 다리를 두는 공간인 레그룸으로 옮겨 실은 후 어딘가로 출발한다. 그가 향한 곳은 바로 서 씨를 발견했다고 밝힌 회사 공터 주차장이었다.

그러나 6개월의 심리 끝에 1심 재판부는 조 씨가 서 씨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행위가 서 씨의 사망 원인이 아니라 판단했고 이에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조 씨가 서 씨의 상체만 차에 걸쳐 놓은 뒤 차의 위치를 조정하고 그녀를 던지듯 밀어 넣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조 씨가 서 씨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조하지 않았을뿐더러 그의 행동이 서 씨의 뇌출혈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도 조 씨가 서 씨가 위중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여러 의학적 소견을 토대로 그가 서 씨를 집에서 데리고 나오던 시간에는 서 씨가 이미 사망을 했거나 사망 직전의 단계로 보이기 때문에 바로 그를 병원에 데려갔다고 하더라도 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다뤄야 할 그날 밤의 재구성은 오직 조 씨의 진술을 토대로 추측할 수밖에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추측하는 유일한 근거는 서 씨의 휴대전화뿐이었다. 사건 발생 직후 조 씨가 휴대전화를 분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 씨의 휴대전화는 기술적인 한계로 일부만 복구되어 둘 사이의 모든 일을 추측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서 씨의 휴대전화를 새로운 기술로 다시 한번 포렌식 해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조 씨의 주장으로 서 씨의 뇌출혈 발생 시점에 휴대전화 로그 기록이 저장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전문가는 휴대전화 사용 패턴 분석을 통해 뇌출혈 발생 추정 시간이 밤 11시가 아닌 밤 11시 28분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조 씨는 자정 무렵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못 들어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전문가는 "무언가 일이 벌어졌고 바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것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휴대전화의 움직임이 기록된 것은 17일 12시 33분부터 새벽 1시 48분까지. 이 시각 동안 서 씨의 휴대전화는 누가 가지고 있었을까? 조 씨가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이 시간 서 씨의 가족들로부터 걸려온 수십 통의 전화를 조 씨는 무시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작진은 조 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조 씨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프로파일링 전문가들과 조 씨의 행동을 분석했다. 이수정 교수는 차량에 상체만 걸쳐 둔 채 차량의 위치를 조정하는 조 씨의 행동을 토대로 그가 서 씨가 좀 더 숨을 쉽게 하기 위해 옮겼다는 진술과 모순된다고 했다.

또한 권일용 교수는 CCTV에 찍힐 수도 있음에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중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것이 확인되면 본인의 행동이 추적당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갖고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리고 조 씨가 메고 있는 가방에 주목했다.

그는 "이미 안에서 많은 계획과 준비를 하고 목표에 따르는 물건들을 가방에 담아서 피해자를 이동하기 위해 나온 행위로 해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씨는 10번이나 주차장과 건너편의 건물 사이를 오갔고 그때마다 가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권일용 교수는 "집에 귀가할 땐 가방이 일부 비어있기 때문에 어떤 증거물들이 어떻게 훼손됐는지 거기에 대한 보강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증거를 버렸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검찰은 조 씨와 서 씨의 관계를 내연 관계로 파악했다. 평소 서 씨는 조 씨의 아파트로 향할 때 일부러 다른 층에 내려 그의 집으로 가는 주변을 의식하는 행동을 했으며, 국과수 결과 서 씨의 몸에서 서 씨의 DNA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이러한 관계가 밝혀져 사회적 지위를 잃을까 걱정한 조 씨가 서 씨의 생명이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방치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 씨는 서 씨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왔고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조 씨의 손에는 병원에서 입고 있지 않았던 서 씨의 속옷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구조 불이행죄가 없어 단순히 구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처벌할 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제작진은 우리나라도 그것을 법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여러 명의 법조인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대다수의 법조인들은 위험에 처한 이를 돕는 것을 강제할 때 개인의 행동에 제약이 있고, 처벌 범위가 넓어 억울한 피해자가 있을 수 있기에 구조 불이행죄에 반대했다. 그리고 소수지만 구조 불이행죄를 찬성하는 이들은 생명과 신체적 안정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 도입을 찬성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법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에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할 수 없는 생명이 생긴다면 그래서 억울한 사람들이 생긴다면 그 빈틈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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