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10년 전도, 지금도, 진중하게 빛나는 임시완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2.17 17:08 수정 2021.02.17 17:14 조회 468
기사 인쇄하기
임시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임시완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로였다. 데뷔한 지 몇 개월 안 된 신인이었던 제국의아이들 멤버들은 저마다 의욕이 넘치고 뭐든 열심이었다. 그 가운데 멤버 동준은 '한가인 닮은꼴'로 유명세를 떨쳤고, 광희는 자신의 성형마저 웃음코드로 승화시키는 입담에 예능계에서 핫했다. 임시완은 잘생긴 외모로 눈에 띄긴 했으나, 아홉 명이나 되는 제국의아이들 멤버 중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뚜렷하게 기억하는 건, 남달리 빛나던 임시완의 눈빛이었다. 선하고 진중한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던 그의 눈빛은 조용하지만 왠지 모를 믿음으로 강하게 반짝였다. 그 눈빛이 훗날 배우로 활약하는데 분명한 장점으로 발현될 것이란 걸,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임시완은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아 연기에 처음 발을 들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설픈 CG로 후광을 입혀도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잘생긴 외모, 첫 연기라는 게 어색하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단숨에 주목받았다. "제국의아이들에 이런 멤버가 있었냐"고 놀라는 대중의 반응들 속에서 임시완은 데뷔작부터 '연기돌'로서 인정받았다.

출발이 잘생겼는데 연기까지 되는 '연기돌'이었다면, 이후 임시완의 행보는 '배우'에 더 무게를 뒀다. 아역, 특별출연, 주연을 가리지 않으며 연기 경험을 쌓은 후 만난 영화 '변호인'(2013)과 tvN 드라마 '미생'(2014)의 대성공, 열혈 팬덤을 양산했던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까지, 그 안에 온전히 캐릭터로 녹아들어 공감 가는 연기를 펼쳤던 임시완은 그렇게 아이돌의 경계를 넘어 배우로 거듭났다.

군 복무로 잠시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임시완의 차기작들도 배우로서 도전의 연속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OCN '타인은 지옥이다'로 한없이 어두운 지옥을 보여주다가, JTBC '런 온'을 통해서는 청춘들의 핑크빛 로맨스로 몽글몽글한 설렘을 안겼다. 180도 달랐던 두 선택은 임시완이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특히 '런 온'은 임시완이 선보이는 제대로 된 로맨스 물이란 점에서 신선했다. 임시완은 '런 온'에서 국가대표 간판 육상선수이지만 자신의 이름보단 유명 국회의원과 탑여배우의 아들, 골프여제의 남동생으로 더 유명한 기선겸 역을 소화했다. 기선겸이 오미주(신세경 분)를 만나 사랑을 배우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 '런 온'은 청춘의 실패와 좌절, 사랑을 예쁘게 담아내며 마니아 층의 단단한 지지를 받았다.

임시완

▲ "기선겸과 싱크로율 70%, 담대한 모습 배우고파"

'런 온'의 가장 큰 매력은 대사, 일명 '말 맛'이었다. 캐릭터들이 저마다 내뱉는 말들은 일반적이지 않으면서 재미와 따뜻한 감성이 묻어났다. 임시완도 이런 '말 맛'의 매력에 빠져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

"'런 온'은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말 맛이 살아있다고 할까요? '런 온'을 통해 어떻게 보여져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런 온'의 기선겸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이런 정서의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을 법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표현하고 싶어서 노력했고요."

기선겸은 사랑도 표현도 서툴렀지만, 정의롭고 진중하고 자기 신념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선한 얼굴로 옳은 말만 또박또박 내뱉는 기선겸의 말빨(?)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국회의원인 아버지 기정도(박영규 분)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기선겸의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응원하고 싶었던 건, 이를 정확한 딕션과 신뢰 가는 눈빛으로 연기하는 임시완 때문이었다. 실제 임시완과 기선겸도 많이 닮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저와 기선겸의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70퍼센트라고 생각해요. 선겸의 가장 멋있는 부분이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주저함이 없다는 거예요. 모두가 뛸 때 혼자서 뛰지 않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선겸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제 대답은 '아니오'가 될 거 같아요. 정의롭고 담대한 모습을 배우고 싶으면서도 그런 점이 저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시완

▲ 기선겸의 사랑 VS 임시완의 사랑

아무래도 히트 전작들인 '변호인', '미생', '불한당'의 이미지가 강해 '런 온'처럼 임시완표 로맨스물은 낯선 느낌이었다. 하지만 임시완은 '사랑 연기'도 되는 배우였다. 상대배우 신세경과 알콩달콩 로맨스를 예쁘게 그려내며 '겸미커플'로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여러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극 중 인물을 위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할 때 오는 엔도르핀이나 호르몬들이 작용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느껴지는 대로 작품에 임했던 것 같아요."

임시완은 자신의 로맨스 연기를 향한 생각보다 큰 반응에 놀란 눈치였다.

"가족들을 포함해서 이렇게까지 주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은 생각 못했어요. 제 선택에 늘 응원을 보내주셨지만, 내심 달달하고 말랑한 저의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에 많이 도전해야겠어요.(웃음)"

임시완

자신이 사랑에 서툴기에 오미주에게 최대한 맞춰주면서 사랑을 배우려고 노력했던 기선겸. 그렇다면 임시완의 실제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그에게 '사랑관'을 물었다.

"제가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는 저보다는 상대방이 더 정확할 것 같아요. 때론 돌직구 같은 면도 있는 듯하고 수줍어하는 모습도 있는 것 같아요. 선겸이 사랑에 있어서는 정답에 가까운 인물이라 생각해서 선겸에게 많이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임시완은 '겸미커플' 신세경과의 사랑스러운 케미는 물론, 남자 배우들인 강태오(이영화 역), 이정하(김우식 역), 박성준(권영일 역)과도 남다른 브로맨스를 뿜어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연기적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했는데, (신)세경이가 잘 받아 줬어요. 제가 어떤 걸 해도 잘 받아주겠다는 믿음이 초반부터 빨리 생긴 덕분에 정서적으로도 많이 편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마 드라마로 고스란히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고요. 미주와 사랑에 빠지기 전 극 초반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데, 세경이와는 많이 친해져서 연기하면서 정서적 거리감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나요. 그 부분이 오히려 어려웠어요. 미주를 연기한 세경이와 '어떻게 하면 더 케미를 살릴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강)태오는 워낙 연기 스타일이 자유분방해요. 분위기 메이커기도 해서 편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또 (이)정하나 (박)성준이 모두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숙지 않은 현장에서 무게감에 억눌리지 않고 본인들만의 연기를 해내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임시완

▲ "한국 콘텐츠 위상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

군 전역 후 '타인은 지옥이다'와 '런 온'이라는 극과 극 작품을 선보인 임시완. 군 복무 전과 후 연기나 작품 선택에 대한 생각, 개인적인 가치관에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

"그건 늘 바뀌었던 것 같아요. 어떨 땐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어떨 땐 같이 하는 배우가, 어떨 땐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아서 이런 이유들로 작품을 선택했는데요. 요즘은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는 작품만 하고 싶은 개인의 욕심과,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주저 없이 해야 한다는 연기자로서의 직업정신이 상충하고 있어요. 밸런스를 잘 맞춰가 볼 생각이에요."

임시완은 '런 온' OST '나 그리고 너' 가창에 참여했다. '미생', '왕은 사랑한다'에 이어 이번 '런 온'까지, 출연 작품 OST를 통해 꾸준히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에게 '가수 임시완'의 활동 가능성을 물었다.

"음악활동은 늘 원하고 있어요. 이번 OST 녹음 날 녹음 부스가 새삼 낯설더라고요. 오랫동안 음악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게 실감이 나기도 했고요. 앞으로 녹음 부스가 낯선 장소가 되지 않도록 자주 작업을 해야겠단 각오를 했어요."

임시완

'가수 임시완'의 원천이 되는 제국의아이들 멤버들과는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 촬영장에 간식차를 보내주고, SNS로 작품 홍보와 응원의 글을 주고받는다. 작품을 모니터 하며 냉정한 피드백을 보내주는 것도 이 친구들이다.

"제국의아이들 멤버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가끔 냉정한 평을 내리는 친구들이에요. '런 온'은 다들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가수로 데뷔했지만 연기에 집중한 세월이 길어지며, 이제 대중도 '제국의아이들 시완'보단 '배우 임시완'이 익숙하다. 지금의 입지를 다지기까지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을 터. 임시완은 그럴 때마다 '해를 품은 달'을 떠올리며 초심을 다잡는다.

"처음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감사하게도 좋은 평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저라는 사람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고요. 저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됐죠.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생각해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성장 가능성을 두고 발전해나가고 싶어요."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강한 임시완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올곧았다. 배우로서 자신의 영위를 바라는 걸 넘어,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정석적인 모범 답안인데, 이 또한 너무 임시완스러워 답변을 듣고 미소가 번졌다.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요. 앞서 길을 잘 닦아 주신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분들께 늘 감사해요. 저 역시도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더욱더 드높이는데 일조해야겠단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전에 했던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다음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을 거란 확신이 없어요. 열심히 발전해서 언제나 다음 작품 속 제 연기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광고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