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아카이브K' 홍대 라이브 클럽→신해철 '고스트 스테이션', 인디 뮤직을 지켜낸 이들

김효정 에디터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2.01 01:39 수정 2021.02.01 09:52 조회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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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비주류에서 주류가 된 인디 뮤직.

31일에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에서는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시작된 한국의 인디 뮤직에 대해 조명했다.

주류에 밀려 설 곳이 없던 인디 밴드들의 무대가 되었던 홍대 앞. 그리고 그곳에서 탄생한 인디 밴드의 시조새 크라잉넛. 클럽 드럭에서 발굴된 크라잉넛은 '아워 네이션'이라는 대한민국 최초의 인디 앨범을 발매했고 이는 음악사에 중요한 의미를 더 했다.

당시 클럽 드럭의 사장님의 전세 자금으로 제작된 그들의 앨범. 이에 김 작가는 "녹음된 소리로 알렸던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앨범이 나오면서 당시 홍대 앞 음악 트는 술집 어디에서든 말 달리자를 틀어줬다"라고 말했다. 공연이 아닌 음악으로 인디 밴드의 존재를 알린 것이 바로 '아워 네이션'이었던 것.

그리고 이 앨범 발매를 통해 클럽 드럭 앞에서는 그들을 보기 위해 줄이 늘어섰고 제2의 크라잉넛을 꿈꾸는 이들도 그곳을 찾아왔다. 드럭 사장의 눈에 띈 노브레인의 이성우는 펑크록을 하겠다는 열망을 보였고, 이에 사장은 강남에서 활약했던 밴드의 멤버들과 이성우를 모아 노브레인을 조직했다. 이에 성시경은 "사장님의 안목과 추진력이 대단했던 것 같다"라고 놀랐다.

노브레인의 '바다사나이'는 특이한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렇게 알려진 이들의 음악은 당시 음악 순위 프로그램 차트 30위에 진입했다. 그러면서 공연이 아닌 방송을 많이 하게 되었던 노브레인.

이에 이성우는 "당시에는 내가 왜 여기 있지 뭘 하고 있지 하면서 멤버들끼리도 많이 싸웠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펑크 밴드로서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특히 라이브가 아닌 MR로 무대를 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 우리에게 방송국은 부담스럽고 싫은 곳이었다"라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크라잉넛은 "어떻게 TV쇼에 나가나, 그건 영혼을 팔아먹는 짓이다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좋아했던 펑크 밴드도 다 TV에 나갔었다. 그래서 합의를 했다. 어느 정도 정체성을 유지한 채 나가자고 합의를 했고 그때부터는 무대를 즐겼다"라고 말했다.

홍대 클럽과 함께 인디신을 풍요롭게 만든 것 중 하나는 PC통신의 음악 동호회들. PC통신은 공연을 함께 보는 친구를 찾는 창구가 되기도 했고 음악을 함께 할 파트너를 찾는 곳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팀 메이트를 만난 이들 중에 자우림도 있었다. 김진만은 "아는 선배가 공연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수줍게 건반을 치며 노래를 했던 여인이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장르를 하면서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는 보컬이 있구나 싶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선규 또한 "이성적 관심이 아니라 저런 분이라면 같이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았고 그렇게 자우림이 결성됐다"라고 설명했다.

델리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도 PC통신을 통해 조직된 밴드였다. 이들은 하이텔의 메탈동 안의 모던록 소모임인 '모소모'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이들은 크라잉넛, 노브레인과 함께 1세대 인디밴드 4 천왕으로 불리었다.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의 메인 클럽 '드럭'이 미국 펑크록의 영향을 받았다면 델리스파이스와 언니네 이발관의 메인 클럽 '스팽글'은 모던 록의 한 장르인 브릿팝의 영향을 받은 곳이었다. 그리고 모던 록의 최우선의 덕목은 멜로디로 많은 여성팬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들의 등장으로 수많은 여성팬들이 홍대로 모여들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화 같은 자우림의 데뷔 이야기도 공개됐다. 김윤아는 "영화로 만들면 너무 클리셰만 잔뜩 나와서 혹평을 받을 이야기다"라며 "'미운 오리'라는 이름으로 블루데블의 목요일 밴드로 활동을 했었다. 그런데 유앤미 블루 선배들이 서야 했던 토요일 무대가 선배들의 방송 스케줄로 펑크가 났고 우리가 대신 무대를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공연이 끝나고 아저씨들 10명 정도가 모인 테이블에서 MBC 영화 프로덕션 명함을 건넸다.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았다. 그래도 무슨 일인가 싶어 갔는데 공연을 잘 봤다며 '너희가 영화 타이틀곡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라고 의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이들은 영화 '꽃을 든 남자'의 영화 음악으로 쓰인 데뷔곡 'HEY HEY HEY'를 만들어냈고, 이는 지금까지도 자우림의 음악 중 순위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인디신을 넘어 인디 밴드의 음악이 메이저까지 점령하게 된 것.

홍대 클럽의 부흥기였던 시기는 사실 이들의 공연이 모두 불법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1970년대 만들어진 식품위생법은 유흥업소 등록을 하지 않으면 2인 이상 공연이 모두 불법이라는 것. 대학가에서 유흥업소 등록은 불가능했고 이에 클럽에서는 불법임을 알았지만 단속을 피하며 공연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어려움 속에 공연을 계속하던 인디 밴드들은 1998년 라이브 클럽 합법화 운동을 시작했고 이에 홍대 클럽 12개가 참여하고 밴드 100여 팀이 함께 무료 공연을 펼치며 클럽 합법화를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이는 1999년 11월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찾아온 진짜 위기가 있었다. 홍대 앞이 문화지구로 지정되며 임대료가 폭등해 기존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찾아온 것. 이에 수많은 홍대 클럽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고 인디 밴드들이 설 수 있는 무대 또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이들 앞에 한줄기 빛처럼 찾아온 것이 신해철의 라디오 방송 '고스트 스테이션'이었다. 초기에는 보수 없이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청취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들려주었던 신해철은 런던 유학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한국 인디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 코너를 만들어 페퍼톤스, 피터팬 콤플렉스, 체리필터, 허밍 어반 스테레오 등의 인디 밴드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신해철은 인디 뮤직을 차트화 시켜서 매주 순위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스트 스테이션이 자신들의 첫 방송이었다고 밝힌 '브로콜리 너마저'는 "인디 음악을 방송에 소개하는 것은 전무후무했다. 클럽, 음반점과 이어져 고스는 인디 밴드들에게 계단 같은 느낌으로 거쳐가야 할 단계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신해철은 실체가 있는 홍대 클럽 대신 밴드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이는 인디 밴드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에 크라잉넛은 "신해철 선배님들이 특히 인디 밴드를 좋아하셨다. 심지어 인디 레이블까지 만드셨다"라고 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인디 밴드의 시조새 크라잉넛부터 인디씬의 신예들인 잔나비 최정훈, 카더가든까지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라이브 무대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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