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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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래퍼 아이언, 결국 마지막 약속 못지켰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21.01.25 16:25 수정 2021.01.25 16:40 조회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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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SBS 연예뉴스 ㅣ강경윤 기자] 래퍼 아이언(본명 정현철.28)이 25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아이언을 경비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언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용산구 자택에서 음악을 배우며 지내던 후배 가수 지망생 A(18)씨를 엎드려뻗쳐를 한 상태에서 야구방망이로 50대 넘게 때린 혐의로 다음날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음악파일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추궁하며 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언을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경찰의 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아이언이 본격적으로 가요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14년 방영된 Mnet '쇼미 더 머니 시즌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다.

당시 아이언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독기'라는 곡을 선보였고 리스너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최종 우승은 YG엔터테인먼트의 바비에게 ​넘겨줬지만, 아이언은 독보적인 랩 스킬로 대형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가수로서 탄탄대로를 걷는듯 했다.

이에 앞서 아이언은 방탄소년단을 내놓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추구하는 음악 색깔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만의 길을 걸었고, '쇼미 더 머니'를 통해 실력을 입증받았다. '쇼미 더 머니' 이후 계약한 회사와도 결별했지만 아이언은 오랜 기간 여러 무대를 통해 얻은 탄탄한 음악 실력과 다소 거칠지만 독보적인 자신만의 음악 색깔로 마니아 팬층을 확보했다.

하지만 아이언은 각종 사건사고로 일으키며 가수로서의 불명예를 자초했다.

그는 2016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그해 발매한 정규 1집 '락바텀' 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또 이듬해에는 성관계 중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당시 여자친구였던 B씨를 폭행해 상해 및 협박 혐의로 역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한 같은 달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던 당시 기자를 이용해 B씨에 관한 허위사실이 보도 되록한 혐의(명예훼손)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각종 논란에 휘말렸던 아이언은 지난해 9월 자신의 과오를 뉘우친다는 심경글과 함께 팬들에게 반드시 음악적으로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그는 "아프고, 억울하고, 화가 나고, 슬프고 그 끝엔 제 자신이 있었다."면서 "내가 '멋'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회에 통용되지 않는 저만의 어설픈 정의였다고 깨달았다. 저로 인해 힘들었을 많은 사람들에게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괴로웠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또 아이언은 "최선을 다해 여러분 앞에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면서 "살아가며 느낀 모든 감정들을 꾸밈없이 녹여 가사를 썼고 사운드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만큼 그동안 저를 기다려왔던 시간들이 절대 헛되지 않을 거라 약속하겠다."며 팬들에게 새로운 앨범에 대해서 기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아이언은 후배 가수에 대한 야구방망이 폭행으로 또 한 번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 그가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새 삶을 살길 바랐던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결국 아이언은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또 다른 법의 판결을 기다리던 중 세상을 떠났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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