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다시만난세계' 종영] 사랑, 희망, 우애, 용서..끝까지 착한 드라마

강선애 기자 작성 2017.09.22 06:50 조회 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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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세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다시 만난 세계'는 끝까지 역대급 '착한 드라마'였다.

지난 21일 밤 SBS 수목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의 마지막 39, 40회가 방송됐다. 마지막 회에서 해성(여진구 분)은 결국 소멸했고, 정원(이연희 분)은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모두가 해성의 소멸을 인지하고 준비해왔던 만큼, 남은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을 나누며 열심히 살아갔다. 1년 후 정원은 해성이 사라진 곳을 찾아가 해성을 그리워했고, 그런 정원 앞에 해성이 나타났다. 이게 해성이 다시 돌아왔음을 뜻하는 것인지, 해성을 그리워하는 정원이 환상을 본 것인지 확실치 않은 열린 결말이었다. 하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는 정원의 표정만큼은 '해피엔딩'을 말했다.

'다시 만난 세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로 '착한' 드라마였다. 절망 속에서도 사랑을 지켜냈고, 오해와 불신 사이에서도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악한 역할로 여겨졌던 캐릭터들은 마지막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 끝을 알아도 괜찮아, 여진구-이연희가 보여준 '진짜 사랑'

12년 전 죽었던 해성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돌아왔고, 12년 전에 이루지 못한 정원과의 사랑을 나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끝이 있는 '시한부 사랑'이었다. 해성이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 두 사람 모두 가슴이 찢어질 만큼 슬펐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더욱 사랑하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마지막 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원과 해성은 단둘이 알콩달콩한 시간을 이어갔다. 정원은 해성에게 “지난번 별동별을 보고 너랑 영원히 행복하게 해달라고 빌었어”라며 “이뤄질까?”라고 내심 걱정을 내비쳤다. 그래도 해성이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눕자 정원은 “우리 남은 시간 열심히 사랑하자”라고 다짐했고, 해성은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고마워”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해성은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다시 말해달라는 정원의 부탁에 안해줄 것처럼 하던 해성은 밥을 먹으며 또 “사랑해”라고 말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수록 두 사람은 아끼지 않고 애정을 표현했다.

해성이 소멸하는 순간에도 두 사람의 사랑은 예뻤다. 해성이 정원에게 반지를 선물하며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고 말한 그 장소에서 해성이 사라졌다. 소멸을 직감한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지 못하고 대화를 나눴지만, 그 대화 속에는 크나큰 사랑이 느껴졌다. 해성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널 사랑했어”라며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슬퍼하지마. 정원아, 날 기억해”라고 말했다. 이에 정원은 “아니. 기억하지 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널 사랑할 거야. 영원히”라고 대답했다. 결국 해성이 소멸되며 가슴 아픈 이별을 맞았지만, 끝까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예쁜 커플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 훈훈한 친구들과의 우정, 눈물 나는 동생들과의 우애

'다시 만난 세계'는 죽음에서 돌아온 해성이 친구들, 친동생들이 보여준 우정과 우애가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정원은 물론이고, 해성의 친구 호방(이시언 분), 진주(박진주 분), 태훈(김진우 분), 문식(신수호 분)은 해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려 했다. 친구들은 12년 전 해성 죽음의 진실, 그리고 해성이 살인자 누명을 쓰게 된 사건의 진실을 함께 추적했다. 특히 호방은 경찰이라는 직업을 살려 해성을 위해 발로 뛰었다. 두 사람이 마지막에 “꼭 다시 보자”며 눈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찡한 감동을 자아냈다.

해성은 또 헤어졌던 동생들 영준(윤선우 분), 영인(김가은 분), 해철(곽동연 분), 수지(김혜준 분)와의 관계 회복에도 힘썼다. 해성이 죽은 이후 뿔뿔이 흩어져 살며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팽배했던 이들은, '큰오빠' 해성이 돌아오며 다시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됐다. 해성이 살인자 누명을 쓰며 '살인자 동생'이란 멍에에 힘들어했지만, 진실을 함께 파헤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결국 회복했다. 마지막 회에서 5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그러다가 해성의 곧 다가올 소멸에 함께 슬퍼하는 모습은 형제들 간의 눈물겨운 우애를 보여줬다.

해성이 민준(안재현 분)과 보여준 브로맨스도 인상적이었다. 정원을 사이에 둔 사랑의 라이벌이 아니라,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는 형-동생 사이로 이들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해성은 민준에게 “다시 와서 새로 만난 사람이 민준이 형이라 좋았어요. 고마웠어요”라며 진심을 표현했다.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하며 형동생 사이의 우애를 다졌다. 민준도 “해성아, 보고 싶을 거야”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 '권선징악'

12년 전 양경철 살인사건의 진범인 박동석(강성민 분)은 해철의 딸 공주를 납치한 후 자신은 해외로 도주하려 했다. 하지만 해성으로 인해 공주는 무사히 되찾았고, 도주하던 박동석까지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박동석은 “내가 양경철을 죽였어. 미술실에서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죽였어”라고 사실을 실토했다. 이로써 해성은 12년 전 억울하게 덮어쓴 살인자 누명을 만인의 앞에서 벗을 수 있게 됐다.

민준과 태훈의 아버지인 차 회장(박영규 분)은 해성을 찾아와 진심으로 사과를 전했다. 차 회장은 “미안하다. 아들인 태훈이 죄만 덮으려고 내가 눈이 멀어서, 내가 너한테 그런 짓을 했다. 너한테, 네 가족들한테 정말 죽을 죄를 지었어”라며 눈물로 사죄했다.

해성은 “이젠 더이상 누구도 상처받기 원치 않아요. 이제 여기서 끝냈으면 좋겠어요. 회장님 때문에 고통받은 분들께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아마 용서받을 수 있을 거예요”라며 뺑소니 사고로 자신을 차로 치어 죽인 차 회장마저 용서했다.

지난 7월 '다시 만난 세계'의 백수찬 감독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은 순수하고 아련하고 따뜻한 드라마”라 했다. 그의 말대로 '다시 만난 세계'는 정말 순수하고 착한, 그래서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였다.

한편 '다시 만난 세계'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는 이종석-수지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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